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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리질리언스_극한 환경에서의 경영 전략 1

제1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팬데믹 플랜'은?

Power of Resilience


세계 경제의 상호 연계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여러 형태의 전염에 대한 취약성도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이나 보건 문제를 포함해 전염성 강한 이벤트들은 종종 인적 네트워크와 밀접히 연결된 공급망을 통해 확산됩니다.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산업재해, 테러 공격으로 인한 비즈니스 중단과 달리, 이러한 종류의 글로벌 위기는 여러 국가와 다양한 산업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큰 충격과 영향을 끼칩니다. 


2020년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도 감염병(Infectious diseases) 대유행이 주목해야 할 10대 리스크로 강조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병 리스크는 전형적인 Low Likelihood, High Impact의 특징, 즉 발생가능성은 낮지만 발생 시 엄청난 경제, 사회적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최근 195개국을 대상으로 최초의 종합 보건안전 대응능력에 대한 평가에서 여전히 근본적인 약점들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즉, 어떤 나라도 감염병을 통제할 준비가 완전히 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위기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대한 집단적 취약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진단했습니다.


감염병 발생은 통상적으로 제1단계(해외 발생기), 제2단계(국내 발생 초기), 제3단계(감염 확대기 > 만연기 > 회복기)를 거쳐 제4단계(소강기)를 거칩니다. 우선 기업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이벤트가 일반적인 재해재난과 다른 특징들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첫째로, 영향 기간입니다. 지진, 홍수, 대형화재 등의 재해는 수일 또는 심하면 수주 간 기업 업무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감염병 대유행은 한번 유행하면 최소 8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으며, 감염확대기, 만연기, 회복기를 거치더라도 소강기 이후 제2파, 제3파 등으로 몇차례 대유행이 지역을 옮겨가며 반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피해 대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재해가 발생하면 건물, 장비, 시스템, 네트워크, 물자 등 물리적 자원 손실이 피해의 대부분인데 비해, 감염병 대유행은 직접적으로 인적자산인 임직원 피해가 가장 큽니다.


셋째로, 피해 범위입니다. 재해가 발생하면 보통 특정 지역에 극심한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동일 재해권이 아닌 대체사업장소 등을 활용하여 업무재개가 가능한 반면, 감염병 대유행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다른 거점 업무지역이나 대체인력의 활용이 불가능하여 정상상태로 업무복구가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넷째로, 업무 정상화의 어려움입니다. 업무연속성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이 도입된 기업은, 재해가 발생하면 업무중단 시간이 고객 접점에 있는 주요 비즈니스는 빠르면 수시간 정도에서, 그리고 지원, 기획 업무는 수일 내에 정상화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감염병 대유행의 상황에서는 영향 지속기간, 범위 등으로 인해 업무재개 우선순위가 밀려있는 비즈니스가 몇 개월씩 중단된 상태로 계속되면서, 결국 빨리 복구된 중요 비즈니스에도 결과적으로 지장을 주게 되어 추가적인 업무중단 비즈니스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사회 재난의 특성입니다. 일반 재해의 경우에는 업무영향분석(BIA, Business Impact Analysis)에 따라 기업이 수행하는 여러 비즈니스 중 복구 우선순위를 미리 매겨 미리 준비한 순서에 따라 업무를 정상화하면 됩니다. 그러나 감염병 대유행 시에는 임직원과 고객을 포함한 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로 감염 확산, 그리고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사회 재난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기업경영에 있어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 이슈까지도 고려해서 지속되어야 하는 비즈니스와 중단된 상태로 일정기간 계속되어야 하는 비즈니스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팬데믹 플랜 수립이 필요하며, 이 팬데믹 플랜 수립 시 주요 구성 요소 몇 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첫번째, 계획, 절차 마련입니다. 감염병 대유행 대응에 특화된 실행계획과 절차를 마련하고, 기존 비상계획과 연계를 고려합니다. 두번째, 핵심기능의 정의입니다. 중단없는 연속성 확보가 절실한 비즈니스 조직, 업무, 시스템 관련 업무에 대한 정의, 복구 우선순위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포함하는 필요 자원을 확보합니다. 세번째, 권한 위임과 승계체계 수립입니다. 비즈니스 주요 의사결정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체계의 마련과 책임, 리더쉽, 가버넌스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지역적으로 분산된 업무승계체계 마련, 유지하는 것을 고려합니다. 네번째, 대체업무 운영시설입니다. 본사 등 주 업무장소 사용불가를 전제로 대체업무장소, 원격근무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관련 시스템 구성을 준비합니다. 다섯번째, 커뮤니케이션 채널입니다. 全社 조직 관점에서 대내외 주요 이해관계자, 핵심 조직과의 의사소통과 지원요청 등을 가능하게 하는 비상 연락망 등 통신 채널을 유지하고 정보 파악, 그리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비상운영센터(EOC)를 마련합니다. 여섯번째, 주요문서 및 데이터관리입니다. 업무 전면 중단을 가정하여 핵심업무 복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 자료에 대한 백업 및 소산 보관 등 관리체계를 고려합니다. 일곱번째, 인적자원의 관리입니다. 비상 시 핵심업무재개를 위한 백업요원 확보 뿐 아니라 임직원의 안전보호, 건강유지, 감염 치료 (여기에는 심리치료도 포함해야 합니다) 등 복지측면까지 고려한 HR대응계획을 마련합니다.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있는 비즈니스 환경 하에서 기업은 감염병 대유행이 빠르게 진정되는 상황을 바라되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까지도 고려한 팬데믹 플래닝(Pandemic Planning)을 고려하여 대비해야 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팬데믹은 영향 기간, 대상, 범위 등에 있어 그 어떤 재해재난보다 충격이 길고 크고 광범위한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재난이라는 특수성과 개별 기업의 관리,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인해 통상적인 업무지속계획즉, BCP 만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염병 대유행의 주요 특징과 발생 단계별 예상 이슈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기업 특성에 맞는 대응조치를 취한다면 절대 이겨내지 못할 위기는 아닐 것입니다.


2020년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선 감염병(Infectious diseases) 대유행이 주목해야 할 10대 리스크로 강조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병은 세계를 바이러스의 공포에 휘몰아 넣고 사회, 경제적으로 큰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이벤트가 피해 대상이나 범위 측면에서 일반적인 재해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하는데요. 현명하게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팬데믹 플랜과 기업 특성에 맞는 대응조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데일리 인사이트 - 휴넷 CEO (hu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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