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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항시인 Jun 21. 2024

 미남 정치인의 나라 - 국회인가, 궁전인가?

[Sénat  화려한 프랑스 국회 의사당 방문기]

 마카롱을 연상시키는 스위트한 이름의 프랑스 대통령 이마뉴엘 마크롱은 이 시대 연하남의 끝판왕으로서, '친구 엄마'를 사랑한 세기의 사랑으로 결혼에 성공한 매우 드라마틱한 인물입니다. 그는 똑똑하고 말도 참 잘 하지만, 일단 잘 생겼습니다. 사람이 인상이 좋다고나 할까요~

2022년 재선 투표 당시 포스터. "우리 모두 마크롱"얼굴이 경쟁력!

 재선에 성공했으나, 최근 유럽 의회 선거에서 소속 정당이 참패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국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선언합니다. 득세한 극우정당 RN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전략이였는데.. 실패했어요. 조기 총선 에서도 마크롱을 눌러버린 RN의 대표는 마크롱보다 한참 어린 95년 생 라이징 스타 '바르델라'인데 그도 참 훈남 입니다. 유럽 연합의 핵심 국가인 프랑스가 극우정당의 손에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앞으로 유럽과 세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사람들은 정치 지도자를 바꾸고 그 지도자는 사회 를 바꾸어 버리지요. 프랑스의 정치판을 보며 파리의 휘황 찬란 프랑스 상원 건물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SNS를 활발히 이용하며 단숨에 총리 물망에도 오른 바르델라

파리의 중심 뤽상부르크 공원 앞에는  공화정 수비대가 지키고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하나 있는데 Sénat이라 불리는 프랑상원 건물입니다. 외교모임에서 프랑스 상원 을 방문 한 날, Mongorpi 상원 의원과 보좌의원(단순 보좌관 아니고 국회의원 유고시 그 자리를 대체함)이 프랑스 상원 건물의 역사와 상원의 기능에 대해 소개해 주었어요.

프랑스 의회 건물은 앙리 4세에게 시집온 이탈리아 출신  마리아 메디치가 고국의 궁전과 비슷하게 지은 뤽상부르크 궁전이었습니다. 베르사유 궁전의 트리아농 궁 (앙트와네트의 별궁)을 지은 건축가가 트리아농과 비슷하게 지었다 합니다. 이후 국력 과시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폴레옹 3세 때 극한의 화려함이 더해졌습니다. 내부가 워낙 아름답다보니 나폴레옹이 집무실로 사용하기도 했고, 2차 대전 당시 독일 지휘부는 아에 여기 살면서 요새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 궁전은 전시 피해 없이 잘 보존됐습니다.)

상원 들어가는 입구. 우리나라 국회도 안가본 제가 프랑스 국회를 다 들어가 봅니다.
베르사유 궁전 온 줄... 뤽상부르크 궁전에 국회를 차렸으니 궁궐국회^^

 프랑스양원제로, 상하원이 있고 대통령과 총리가 있습니 다. 국회의장은 서열 3위. 대통령은 5년 연임제입니다.

상원 의원은 각 도시의 시장 & 지방 정부 지도자들이 선출 하고, 하원의원은 민 투표로 선출됩니다.  상원 의원은 348명이고 24세 이상 프랑스인이면 출마 가능한데, 6년 임기 보장. 3년마다 의원의 절반을 교체한데요. 토론 좋아 하는 나라답게 프랑스 의회는 거칠고 강한 토론으로 유명합니다.

국회 상원 의사당. 혁명적으로 멋지군요...

 입법 과정은 상하원이 전부 표결해야 완성됩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이 있어서 매주 수요일마다 장관들 만나서 질의응답(청문회)을 하고 그 장면 TV 생중계 됩니다. 화요에는 좀 더 로컬 레벨에서 질의응답이 이루어 진다고 해요.  우리나라처럼 의회는 위원회로 구성되고,  위 회는 정부 각부처에 가서 필요한 조사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 질문에 정부는 반드시 답을 해야 합니다. 국회는 사정 권한을 가지고 있어요.

마침 화요일이라 국회 의원들의 대정부 청문회가 진행중이였어요.

국회 건물 내부는 "와~메디치!!" 소리 날 만큼 찬란하고 매우 화려했습니다. 금칠 공간들이 낭자했궁전 출신 답게 아름답고 웅장했어요. 마침 화요일이라  생중계로 질의가 진행 중이여서 반원형 회의장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토록 멋진 곳을 드나드는 것은 좋겠지만, 저항정신 뛰어나 걸핏하면 데모하고, 전 국민이 열띤 토론을 즐기는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은 왠지 고달플 것 같습니다.

국회내 의원 도서관. 빨간 카페트가 인상적.
프랑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36%, 특히 여성 장관은 50%로 양성평등을 매우 강조합니다.

프랑스 정치권을 보다가 우리나라를 보면, 큰 차이는 성별인 것 같습니다. 한국은 여성 국회의원이나 장관의 수 자체가 OECD 하위, 세계 순위에서도 120권 입니다. 높은 여성 대학 진학율에 비해 정치권에 여성 지도자가 많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유럽은 여성 지도자들이 많아서 독일의 경우 메르켈 총리의 오랜 집권기에 독일 어린이들이 "남자도 총리가 될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했데~.

한국은 단원제 국회에다가, 국회의원과 장관들이 대부분 5,60대 남성들이니 국민을 촘촘하게 대표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역사와 정치가 만나는 곳이라 학생들의 견학도 자주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상원을 구경한 날... 건물과 내부 장식이 인상적 이여서 눈호강 했어요. 프랑스 상원에서 준비한 다과를 함께 하며 저희를 안내해주셨던 의원님과도 대화할 수 있었는데, 본인의 고향 홍보 브로셔를 나눠주시며 진행 중인 프로 잭트를 소개 하셨습니다. 출신 지역을 향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지요. 

프링스 혁명 이후부터 의회 건물로 사용

정치만큼 국민의 삶에 직결되는 일이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법을 만들고 정부를 견제하는 국회는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 출범한 우리나라 22대 국회를 응원해 봅니다. 비록 국회 건물은 프랑스처럼 아름답고 화려하지 못하더라도, 국회가 해낸 일들이 대한민국을 더 빛나고 멋지게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주주의의 전통, 국민주권의 역사... 정치 철학자들 많은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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