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잘 참아내고 있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의자를 내려치고 있었다 작년에도 화를 못 이겨 손목 인대가 나가는 바람에 한 달 넘게 물리치료를 받았었다
의자를 사정없이 부술 기세로 두들기던 나는, 문득 멈춰 서서 의자가 부서진 곳은 없는지부터 확인했다 손가락 핏줄이 터지고 손목이 멍들며 부어오르는 걸 알아챈 건 그다음이었다
감정은 해소되지 못한 채 겹겹이 쌓여 가라앉았고, 그렇게 연휴가 지나갔다
연휴로 인한 상담의 공백과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나를 짓눌렀다
하지만 감정적인 괴로움과는 별개로, 일상은 기이할 정도로 평범하게 흘러간다
새로 옮긴 팀에서도 사람들과 업무에 물 흐르듯 적응 중이다
팀원 분들이 아침마다 빵이나 떡,딸기라떼 같이 취향저격인 간식들을 나눠줘서 사육(?) 당하고 있는 상황
회사에서 먹는 점심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일 때가 많은데
내가 잘 먹는 것 같아서 장 볼 때 샀다며 나눠주는 걸 흔쾌히 받아 맛있게 냠냠하는 모순을 보인다
'너 입맛이 없는 게 맞니?' 하며 속으로 중얼거린다
일상에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손목이 다쳐서 운동하러 가지 못한다는 것
(복싱을 1년 넘게 하고 있다, 정확히는 1년 반 정도)
그리고 유독 밤만 되면 강해지는 죽고 싶은 충동이다
그 충동이 더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
참아내느라 자기 전 곤욕을 치른다
익숙하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이다
낮에는 감아놓은 태엽이 풀리며 억지로 움직이고, 집에 돌아오면 고장 난 인형처럼 스러진다 불처럼 휘감는 분노와 갈 곳 없는 감정들이 안에서 고이고 타오른다
이렇게 순탄한 일상 속에서도 나는 이토록 위태로운데, 만약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게 된다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가늠해 본다
분명 죽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견뎌낼 것이다. 과거의 내가 늘 그래왔듯이
늘 견뎌내는 나와, 제발 사라져버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가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