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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의료사고의 유형별 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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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석변호사 Mar 21. 2016

의료사고 유형별 대응방법
[4. 양악수술 후 감각이상]

1. 개요

옳고 그름을 떠나 대한민국 사회는 미모의 여성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미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누군가의 말에 따르면, 미모의 으뜸은 얼굴이요, 얼굴의 으뜸은 '안면윤곽(shape)'이라 하니, 타고난 안면윤곽이 이른바 '계란형' 또는 'V라인'이 아닌 자는 이러한 아름다움의 획일적 기준에 따른 사회적 편견 속에 소외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내용에 따르면, 타고난 안면윤곽이 아름답지 않더라도 이제는 누구나 (수술비만 있다면) 외과적 수술을 통하여 이른바 'V라인'의 안면윤곽을 획득할 수 있을 것만 같아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적지 않은 수의 젊은 여성들이 아름다운 안면윤곽을 얻음으로써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부푼 꿈에 고가의 수술비용(2000~5000만 원)을 지불하면서까지 이른바 '양악수술'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술이 성공적인 경우라면 다행이겠으나, 수술이 성공적이지 못했을 경우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젊은 여성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가혹한 것으로 보인다.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부작용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가장 자주 발생할 뿐 아니라 가장 가혹한 부작용의 하나로서 하치조 신경 손상에 따른 감각이상 증상이 있으므로, 이하로는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 증상에 대한 개요와 이에 대한 대처방법에 관하여 논하도록 한다.

2.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 증상의 원인

양악수술 후에 아래턱 부위의 감각이 무뎌지는(발치를 위하여 국소마취주사를 맞은 것 같은 느낌) 이유는 하치조 신경 손상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양악수술 후 일시적으로 감각이 무딘 증상(numbness)이 발생하였다가 수술 후 점차 동 증상이 사라진다면, 이는 수술 중 신경이 압박을 받았다가 다시 기능을 회복해가는 것으로서 크게 우려할 바가 아니라 하겠으나, 이러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환자는 신경손상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특히 신경손상으로 인한 감각이상은 악교정 수술 후 직면하게 되는 가장 흔한 합병증이며, 하악골(아래턱) 수술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악골 수술의 경우 하치조 신경, 설신경, 이신경이 손상될 수 있으며, 이러한 신경손상이 비교적 높은 빈도를 보이는 이유는 신경이 수술시야에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환자에 따른 해부학적 변이가 많기 때문이다.

3. 신경손상의 원인

양악수술 후 신경손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수술 중에 직접적으로 신경에 손상을 주었기 때문이거나, 주변 조직을 과도하게 견인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직접적으로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보다 시술 중 과도한 연조직 견인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더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술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며, Westermark등에 따르면 IVRO는 9%, SSRO는 39.4%에서 감각이상이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SSRO 중 하치조 신경의 손상은 하악체 수직골 절단, 하악지 수평 골 절단 및 연조직 견인시에 발생하며, 설신경 손상은 하악체 하연의 골 절단시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신경손상 증상은 수술 전 안면신경의 해부학적 구조를 면밀히 검사함으로써 충분히 회피할 수 있는 것이므로, 만일 담당 의료인이 수술 전에 안면신경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면, 동 의료인은 위 악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4.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 증상의 특징

양악수술 후 하악골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에는 동 증상이 영구적으로 잔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양악수술을 시도하는 대부분의 환자가 20~30대의 여성들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장애를 갖고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잔혹하기 그지없다.

5. 신경손상의 진단 방법

양악수술 후 신경손상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trigeminal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TSEP), sensory nerve action potential(SNAP), electromyography(EMG), 2 point discrimination test, pin prick test로 가능하다.

6.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 증상에 대한 대처방법

안타깝게도 일단 양악수술 후 하치조 신경이 손상되어 감각이상 증상이 발생하였다면, 이를 완전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의학적 가능성은 거의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손상은 비가역적일 뿐 아니라, 양악수술 자체가 하악골(아래턱뼈)을 절개하는 것으로서 매우 침습적이므로, 이와 같이 침습적인 수술 중 발생하는 신경손상의 깊이 역시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환자의 입장에서 이로 인한 향후 치료비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1) 해당 병원의 담당의에게 지속적으로 감각이상 증상을 호소하고 이러한 증상을 진료기록에 기재해 둔다.

2) 담당의에게 감각이상 증상의 원인을 확인하고, 만일 정확한 확인이 어렵다면 최대한 빨리 대학병원 수준의 상급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정확한 증상 및 그 원인을 파악한다

3) 위 상급 의료기관의 진단 결과를 근거로 집도의(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와 손해배상에 관하여 협의한다.

4) 손해배상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합의서를 작성한다.

5) 만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또는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권리를 구제받는다.

7. 법원의 태도

최근 우리 법원은 양악수술 후 발생하는 감각이상 증상에 대하여 환자 측의 손을 들어주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양악수술 후 감각이상 증상이 발생한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법적 절차를 이용하여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영구적 감각이상 증상이 발생한 여성 환자의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부디 이 글이 양악수술 부작용으로 감각이상 증상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스러운 마음에 누구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못한 채 남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는 여성들에게 미력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