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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석변호사 Feb 13. 2018

정변호사의 오버워치 체험기 [1]

제1부 : 옵치한판? 그곳은 전쟁터였다.




평소처럼 TV를 시청하던 중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광고를 보았다. 사무실에서 부장님으로 보이는 남성이 부하직원으로 보이는 직원들에게 점심으로 김치찌개를 먹자고 말하니, 이에 분노하는 여사원이 ‘초고열 용광로’라는 말을 외치고, 다른 직원들은 ‘영웅이여 일어나세요.’, ‘날아간다.’ 등의 알 수 없는 말을 주고받는다. 그러더니 김치찌개를 먹자던 부장님이 뜬금없이 던지는 말, “옵치한판?”     



유명 게임기업 블리자드가 제작한 인터넷게임 오버워치 TV광고의 한 장면이다. 게임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물간(?) 게임(요즘에는 배틀그라운드가 대세라던데?)이라고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흥행에 성공했던 게임인데다 TV광고까지 나오는 것을 보니 한 번쯤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거금 45,000원을 내고 게임을 다운받았다.     



소싯적에 즐겼던 KOEI사의 삼국지4(용량은 10Mb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를 설치하는데만도 30여분의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버워치와 같은 고용량의 게임을 단 10여분 만에 다운받아서 설치를 완료할 수 있다니, 초고속 인터넷 세상이 맞긴 맞나보다.     



게임을 다운받아 실행해보니 이용자는 총 26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되 6명이 한 팀을 이루어서 상대팀과 대결을 하게 되는데, 각 캐릭터마다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팀원 간의 시너지가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핵심이다.      



 처음 해보는 게임인지라 컴퓨터(인공지능)를 상대로 플레이 하면서 게임을 익혀보았는데, 신선한 충격에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어릴 적에 즐겼던 FPS게임(둠2, 울프3D)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게임인 것이라. 몇 시간동안 게임을 즐겨보니 오버워치를 일컬어 ‘고급시계’라 부르는 누군가의 말이 충분히 수긍할 만했다.


 인공지능 상대 게임을 즐겨보니 어느덧 이 게임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어, 실제 이용자들과 승부하고 그 결과가 평가되는 경쟁전(게임결과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을 시도해보았다.  그 때는 미처 몰랐다, 그곳이 전쟁터였다는 것을.  


게임스트리머 '문틈'님의 게시물 중 캡쳐사진


경쟁전, 그곳은 전쟁터였다.      



 오버워치는 게임의 특성상 플레이어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승리하기 어렵고, 팀원 사이에 적절한 협력이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 그에 비하여 대부분의 게임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게임운영사의 임의배정에 따라 일회적으로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팀원들 사이에 인간적 교감이나 이해가 없이, 오로지 승리라는 목적만을 위해 ‘이합집산’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일단 게임에서 패배할 경우, 팀원들 사이에서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거나, 어차피 패배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게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게임을 이탈해버리거나, 실력이 저조한 특정 이용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의 기행이 이루어지는데, 그 분위기가 자못 살벌하다.     



 얼핏 보면 단순히 온라인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헤프닝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집단 내 갈등의 양상과 원인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 사회의 특성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기에 한 번쯤 깊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느낀 바가 많으나 이를 하나의 글에 모두 담기는 어려워 앞으로 몇 개의 글에 나누어 기록하고자 한다. 



일단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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