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군인, 국가는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가

임신과 함께하는 군인의 삶을 위한 제도적 배려

군인은 국가를 지키는 사명을 가진 존재다.
하지만 동시에 한 사람의 딸이자, 아내이자,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 인생의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총검을 든 강인함 뒤에, 생명을 품고 살아가는 따뜻함이 함께 존재하는 이들이기에
국가의 보호와 배려는 더욱 정교하고 섬세해야만 한다.

임신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다.


그 안에는 신체의 변화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시선,
그리고 조직 내에서의 역할 충돌까지 겹쳐지는 복합적 현실이 존재한다.
특히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서는 이 모든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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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국방부는 군 복무 중인 여성 군인과 군무원이
임신을 준비하고, 임신 기간을 견디고, 출산 이후에도 조직 안에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제도를 마련해두었다.
이러한 제도들은 단지 혜택을 넘어,
군인의 일상을 지키고, 그들의 생애 주기를 끊김 없이 연결해주는 울타리의 역할을 한다.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국가는 군인을 동행한다.
20세 이상의 여군이라면 부인과 질환이나 유방암 검진 등 산부인과 외래 진료비에 대해
연간 3만 원 한도 내에서 본인 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병원비라는 현실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건강 검진을 독려하는 의미 있는 장치다.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임 시술’을 받는 경우라면
치료 중임을 증명하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해
당직 근무에서 면제받을 수도 있다.
또한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과 같은 난임 시술을 받게 되면
여성은 시술 방식에 따라 2일에서 최대 4일까지,
남성은 정자 채취일에 1일의 특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1년간의 난임 휴직도 가능하다.
이 휴직은 필요한 경우 1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으며,
복무 상황을 반기마다 보고하는 조건 하에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운 상태에서 신청할 수 있다.
휴직 기간 중에는 첫 해에는 급여의 70%,
2년 차부터는 50%가 지급되며,
만약 치료 도중 임신에 성공할 경우에는 그 즉시 복직하고 육아휴직으로의 전환도 가능하다.
다만, 이 휴직 기간은 의무복무 기간이나 진급 최저복무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임신이 확인된 이후에도 국가는 다양한 보호조치를 제공한다.
임신 여성 군인이나 군무원은 병원 검진을 위해 총 10일간의 임신 검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이 휴가는 하루 또는 반일 단위로 쓸 수 있으며,
검진 목적으로만 사용 가능하고, 최초 이용 시 임신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하루 2시간까지 단축 근무가 가능한 ‘모성보호시간’도 주어진다.
이는 병원 진료나 휴식을 위한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근무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육아시간과는 중복 사용이 불가능하며,
이 역시 임신 확인서나 산모 수첩 등의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

진료비 지원도 이어진다.
임신을 한 여성 군인은 1회 임신당 10만 원의 진료비를
국방인사정보체계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시에는 지원 신청서와 임신 확인서 또는 산모 수첩 사본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근무 환경 또한 세심하게 배려된다.
임신이 확인되면 당직, 야간 근무, 공휴일 근무가 제한된다.
이 조치는 출산 후 1년이 되기 전날까지 유지되며,
해당 기간 동안에는 체력검정이 보류되고 자동으로 1등급이 인정된다.
또한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현재 부대에서 1시간 이상 떨어져 있을 경우,
본인이 희망한다면 분만이 가능한 병원으로부터 3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지역으로
보직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유해하거나 위험한 직위에 대한 배치는 제한되며,
그에 따른 보직 조정도 함께 이루어진다.

주거 공간에 대한 배려도 이어진다.
임신 24주 이상이거나 다자녀 가정인 군인에게는 관사 입주 시 우선 배정이 이루어진다.
이때 임신 중인 태아 역시 부양가족 수에 포함된다.
가정과 직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 속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조치다.

이 모든 제도는 단순히 복지의 차원이 아니다.
군인의 삶을 진심으로 존중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며,
‘사람 중심 국방’을 실현해가는 실제적인 걸음이다.
사람은 무기보다 강하고, 사람은 제도보다 앞서며,
사람이 있어야 국가가 지켜진다.

임신한 군인에게, 국가는 무엇이 되어주어야 할까.
그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군복을 입고도 마음 편히 생명을 준비할 수 있도록,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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