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습 공격 방어하려면 병력 50만명은 필요하다는데

인구절벽 시대, 대한민국 안보의 균형이 무너진다

국방은 평화 속에 잊히고, 위기 속에서 소환된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조용히 다가온다.
경계선의 긴장 속에서가 아니라,
병영 안의 침묵과 출생률의 하강 곡선에서 시작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병력 부족’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다.
북한이라는 불확실한 위협이 여전히 눈앞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발밑은 인구절벽이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침식되고 있다.

이제 더는 안보와 인구를 분리해서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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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명은 선택이 아니라 최소한의 선이다”

최근 발표된 국방정책연구 여름호는
국가 안보계획의 근간을 뒤흔드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상비병력 50만 명을 유지하지 않으면,
북한의 기습에 대응할 수 있는 초기 방어 능력조차 장담할 수 없다.”

이 보고서에서 인용된 ‘최소계획비율(minimum planning ratio)’
전시 작전에서 방어측이 감당 가능한 병력 열세의 한계를 1대3 정도로 본다.

즉, 적군이 세 배일 경우에도 방어가 가능하려면
그만큼의 방어 효율성, 조직력, 화력, 정보우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2022년 기준으로 북한의 총 병력은 128만 명,
한국은 50만 명으로 1대2.6 수준이다.
이 수치만 보면 방어 가능 범주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수치조차 곧 무너진다는 점이다.


병력이 무너지는 구조: 2040년, 우리는 30만도 버겁다

출산율 0.72.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한 나라의 병역 자원이 붕괴되는 속도이자,
미래 안보의 예고된 붕괴다.

연구진은 분석한다.
지금의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2040년쯤 대한민국의 20세 남성 인구는 14만 명 수준까지 줄어든다.
이는 현재 징병제 구조에서는 병력 30만 명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수치다.

병력이 사라지면 단지 국방의 숫자가 줄어드는 게 아니다.
군사전략 자체가 재구성되어야 하며,
작전의 개념, 전투 태세, 전시 대응 구조가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북한의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렇게 말한다.
“전쟁 날 일 없다. 북한도 경제 때문에 섣불리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런 말을 믿지 않는다.

북한은 여전히 병력 중심의 대량 동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엔 드론·위성·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5년 7월에도 김정은은 조선인민군 포병대 사격 훈련을 참관하며
도발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과시했다.

비대칭 전력의 공세 속에서도 기본 병력 구조의 균형은 작전 지속성의 핵심이다.
“AI 무기만 잘 갖추면 병력이 적어도 괜찮다”는 주장은
현실적이지도, 책임감 있는 전략도 아니다.


모병제? 징병제?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병력 부족 문제가 공론화될 때마다 가장 자주 등장하는 대안이 있다.
바로 ‘모병제 전환’이다.
하지만 그 이면은 복잡하고, 그 전제는 냉혹하다.

모병제는 자율적 선택에 의존한다.
즉, 지원자가 없으면 병력이 성립되지 않는다.
청년층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에서,
돈을 많이 준다고 군에 입대할 청년이 몇 명이나 될까?
전문 직업군인 중심으로 구성된 미군이나 영국군과 달리,
대한민국은 전면전과 예비군 체계를 상정한 ‘총력전 국가’다.
모병제는 단기적 호감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서 심각한 한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징병제-모병제의 절충적 혼합 운영,
즉 전투부대는 징병, 전문 기술직은 모병의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것이 바로 ‘맞춤형 병역 구조 전환’이다.


단순히 병을 늘릴 수 없다면, 간부를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상비병력 유지의 또 다른 축은 간부 전환이다.
국방부는 2025~2029년 중기계획에서
간부 비율을 확대하고, 군무원을 대체 전력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순 증원으로 끝나선 안 된다.

간부 전환의 핵심은 ‘충성도’가 아니라 ‘전문성’이다.
소규모 병력 구조에서 간부는 무게 중심을 지탱하는 존재다.
특히 초급간부의 이탈을 방치하면 전력은 형태만 유지될 뿐,
실제 작전 수행 능력은 급감하게 된다.

지금처럼 초급간부의 전역이 늘어나고,
중간 간부층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간부 중심의 정예화 전략은 설계만 있고, 실행은 없는 정책이 될 수 있다.


병력 문제는 군대 안에서만 풀 수 없다

사회 전체가 같이 해결해야 한다

병력 부족의 뿌리는 ‘출산율’이다.
이는 군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문제이며,
사회문제이기 이전에 국가 철학의 문제다.

청년이 줄어드는 현상은 단순히 ‘덜 낳아서’가 아니다.
미래를 낳지 않기로 선택한 사회 구조,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든 주거·교육·일자리 현실,
그리고 군대를 ‘손해보는 시간’으로 인식하게 만든 왜곡된 사회 인식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병역 정책은 임시방편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병 복무기간을 늘려봐야, 누가 군에 가겠는가?

이제 국방은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방과 인구를 나누지 말고,


AI·드론·사이버전력? 사람 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과학기술 기반의 국방, 즉 ‘스마트 국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AI 작전 시스템, 드론 전투, 무인감시체계, 우주전력...
하지만 이것은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다.

기술은 아무리 발전해도,
전쟁의 첫 순간을 직접 지켜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다.
드론은 정찰할 수 있지만, 고지를 점령하진 못한다.
AI는 패턴을 분석할 수 있지만, 유탄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두려움을 억누르고 전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인간의 전투력은 절대 사라질 수 없고,

오히려 고도로 통제된 기술과 함께할 수 있는 인재가 더 중요해진다.


인구절벽이 가져올 미래는,

어쩌면 총 한 발 쏘지 않아도 무너지는 국가의 모습일지 모른다.

병력 없는 안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안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실질적 자원이 바로 ‘사람’이다.

우리는 지금, 인구절벽과 안보절벽 사이에서
결단을 요구받고 있다.

더는 미룰 수 없다.
더는 축소할 수 없다.
더는 숫자를 무시한 채 전략만 말할 수 없다.

병력이 사라진 그날,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그 시작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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