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유난히 사람 때문에 피로감이 많았다.
나는 내 뒤에서 욕 하는 걸 크게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 누군가는 당신을 이유 없이 싫어할 것이다. 당신의 말과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이어도 말이다.
하지만 내 뒤에서 욕 하는 게 내 귀에 들어올 때는 다르다. 한 번씩 꼭 그런 얘기들을 나한테 전하는 인물이 있다. 그러면 열을 확 받는다. 말 그대로, 온몸에 전기장판이 켜지듯, 주변이 춥건 덥건 내 몸은 섭씨 100도다. 물이 펄펄 끓는 것이다.
어제는 하루 종일 펄펄 끓는 상태로 일을 했다. 그런데 퇴근하면서 문득, 내가 왜 이런 사람들 때문에 화를 내는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인데, 굳이 내 에너지와 감정을 쓸 가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요즘 읽고 있는 가수 장기하의 책 <상관없는 거 아닌가?> 때문인지 덕분인지, 어쩔티비 마인드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단,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어쩌면 수백 번이 넘게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별거 아닌 거에 화를 내기도, 또 별거 아닌 거에 웃기도 한다. 그렇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하루를 살다가 집에 와서 침대에 누우면 문득, 오늘 나에게 무엇이 남았는가 생각을 하게 된다. 왠지 오늘 생산성 있는 일, 소득 있는 일을 안 했으면 그 하루는 망친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자기 전에 오늘 좋았던 일 몇 가지만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정말 사소한 단 한 가지라도. 오늘,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셨어. 오늘, 출퇴근 길에 책을 읽었는데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있었어. 오늘,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만났어, 연락을 했어. 오늘, 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했어. 뭐든 좋다.
꼭 생산성 있는 일이 아니어도 우리 삶 전체는 하나의 작품이다. 뭘 해서가 아니라, 존재만으로 우리는 소중하고 빛나고 있다. 부디 각자 '나'를 너무 혹사시키지 않기를.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고 '나'를 다독여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