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미루지 말자

by 나자영

지금 하십시오 - 찰스 스펄전


할 일이 생각나거든

지금 하십시오

오늘 하늘은 맑지만

내일은 구름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아니니

지금 하십시오


친절한 말 한마디가 생각나거든

지금 말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안될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말이 있으면

지금 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당신 곁에 있지는 않습니다


미소를 짓고 싶으면

지금 지으십시오

당신의 친구가 떠나기 전에

장미는 피고 가슴이 설레일 때

지금 당신의 미소를 지으십시오


불러야 될 노래가 있다면

지금 부르십시오

당신의 해가 저물면

노래 부르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당신의 노래를 지금 부르십시오




연휴 첫날, 친한 언니를 만났다.

멀리서 온 언니라 더욱더 반가웠다.

외국에 사는 언니는 1년에 한 번, 많아야 1년에 두 번 한국 방문을 한다.

이번에는 운 좋게도 설명절에 한번, 추석명절에 한번, 두 번 만났다.

우리는 이전 해에도 명절 때 만났었다.

매번 명절 때 보는 거면 우리 거의 가족 아니냐고 웃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이.

어느새 언니와 나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래서 자주 만나지 못해도,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언니가 오늘 밥도 사고 선물도 줬다.

원래 선물이라고는 안 챙기던 언니인데, 웬일로 책을 선물해 주었다.

사실 나도 오늘 책을 선물해 주려고 약속 시간 전에 교보문고를 부랴부랴 갔다.

그런데 마땅한 책이 떠오르지 않았고,

무엇보다 너무 바쁘게 보다 보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냥 포기했다.

그래서 나는 빈손으로 언니를 만났는데,

언니한테 책 선물을 받는 순간 아차 싶었다.

오늘 내가 좋은 책을 잘 골랐더라면,

그러면 서로 책을 선물해 주고 좋았을 텐데.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선물 준비를 못한 거는 핑계고 사실 사랑을 미룬 것이다.

그동안 늘 내가 밥을 사 왔고,

늘 내가 선물을 했었다.

근데 마음 한편에 나는 늘 주고 언니는 늘 받아서,

왠지 계산이 안 맞는 것 같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언니라고 하면서도,

나는 머릿속으로 어딘가 억울했던 것이었다.


찰스 스펄전의 시처럼,

다른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할 걸 그랬다.

특히나 언니는 먼 나라에 살아서 앞으로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오늘 그래도 밥 먹고 집으로 언니를 초대해서 다과를 준비하긴 했지만,

마음 어딘가 무겁다.

오랜만에 후회라는 것으로 하고,

또 사랑을 미루지 말 것을 다짐한다.


내일은 엄마가 집으로 오신다.

명절을 우리 집에서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사랑을 미루지 말고,

엄마를 마음껏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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