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0) '2025 서울시향 신년 음악회'를 다녀왔다.
지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듣고 와서 클래식에 눈을 떠서 이번 해에는 클래식과 함께 하는 한 해가 되어야겠다 생각할 무렵, 인터파크에서 '2025 서울시향 신년 음악회'가 눈에 들어왔다. 몇 자리 안 남아서 바로 예매했다. 그렇게 음악회가 있는 금요일 저녁이 드디어 와서 퇴근하고 부랴부랴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갈까 했었는데 안 먹고 그냥 빵으로 때우기를 잘했다. 티켓수령을 하는데 줄이 어마어마했다. 어찌어찌 늦지 않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2층이지만 운 좋게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자리여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음악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휘자(얍 판 츠베덴)는 무안공항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연주곡을 선사했다. 이 첫곡이 끝나고는 박수를 삼가 주시고,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를 당부했다. 그러고는 무대를 나갔다 다시 들어온 지휘자가 음악회의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음악은 우리 인생에 아주 중요하다. 기쁠 때도 함께하는 것이 음악이고, 슬플 때,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때, '우리도 당신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대신 마음을 전해주는 것이 음악이다.
이후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았다.
멘델스존,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바이올린 김서현)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박쥐> 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생각보다 우리는 클래식을 많이 접하고 있구나 싶었다.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는 모두가 알만한 곡이다. 협연으로 함께한 김서현은 정말이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이제 고작 16세가 된 소녀가 어떻게 이렇게 큰 무대를 장악하고 이 많은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흡입력이 있을 수 있는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이 친구는 정말 최고구나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그녀의 바이올린 연주는 완벽했다. 연주를 하는 동안 내내 감탄했다.
이렇게 2025년 새해를 시작하며 적은 돈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적은 돈으로도 우리는 고급스러운 삶을 만들 수 있다. 우리의 정서를 채울 수가 있다. 각자 어떤 방법으로든 정서를 채우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는 요즘이다. 회사에서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서 뒷골이 땅겨와도, 집에 돌아와도 쉬는 게 아니어서 힘이 들어도, 이렇게 내 정서를 채우는 작은 무엇인가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준다. 모두들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때로는 겨우 연명하지만, 부디 숨 쉴 나만의 공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