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전주

전주, 홍지서림

by 나자영

전주 한가네서점 바로 옆에 있는 홍지서림에 갔다.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홍지서림은 전주의 교보문고 느낌이다. 한가네서점과 달리 홍지서림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이 날은 삼일절 대체휴일인 3월 3일 월요일이었는데,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휴일에 아이들을 서점에 데리고 오는 부모님들께 엄지 척이다. 아이들이 서점에서 뛰어다니는데 하나도 밉지가 않았다. 그 나이에 책을 가까이하면 평생의 습관이 될 테니, 그게 더 소중했다.


홍지서림의 특별한 점은 출판사별로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아직 많은 서점들을 안 다녀봐서 모르겠지만, 출판사별로 정리된 곳은 이곳이 처음이다. 그 또한 매력이 있었다. 내가 평소에 즐겨 읽는 출판사 코너를 바로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또 모르는 출판사라면 그 출판사의 책들을 구경하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국내, 국외 소설들은 물론, 다양한 책들을 볼 수 있었다. 전주에 대한 코너가 따로 있는 것도 나는 좋았다. 전주는 어딜 가나 전주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더 매력적인 도시다. 상업적으로 전주를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게 전주예요, 살짝 보여주며, 관심 있으면 보고 가는 거고 아니면 스쳐가는 그런 느낌이다. 말로는 잘 표현이 안 되는데, 내가 느끼는 전주는 조용한 매력이 있다.


홍지서림에서는 책 구입은 안 했는데, 어린이 코너에 가서 동화책 한 권을 읽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도 한번 접하고, 또 글쓰기 선생님이 추천하셔서 <프레드릭>이라는 동화책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근데 서점에서 영 찾기가 힘들어서 늘 아쉬웠다. 이번에 홍지서림에 동화책이 많아서 여기는 있으려나 했는데, 역시나 있었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사줄까 고민하며 동화책을 읽고 있던 아이 아버님을 지나 나는 <프레드릭>을 찾아서 곧바로 꺼내어 읽어보았다. 예상한 대로 너무 따뜻하고 귀여운 이야기다. 쥐들이 겨울을 앞두고 각자 바쁘게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하는데 프레드릭이라는 쥐는 일을 안 하고 있는 것 같아 친구들이 물어본다, '프레드릭, 지금 뭐 해?', 프레드릭은 햇빛을 모으는 중이라고, 이야기들을 모으는 중이라고 한다. 쥐들은 이해 못 하지만 프레드릭을 그냥 둔다. 겨울이 되어 쥐들은 옹기종기 모여 지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먹을 것도 많아서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먹을 것도 떨어지고, 춥고, 재미없는 시간들이 찾아온다. 그때 쥐들이 프레드릭에게 물어본다, '프레드릭, 너는 준비한 거 없어?'. 이때 프레드릭이 나선다. '자, 눈을 감아봐, 햇빛이 느껴지니?'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준다. 쥐들은 다시금 웃음을 되찾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 '프레드릭, 너는 정말 시인이구나', 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러자 프레드릭은 수줍게 대답한다. '나도 알아'.


이 이야기는 삶에서 예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준다. 우리는 먹고살기 바쁘지만, 때로는 우리에게 정서를 채워주는 예술이 필요하다. 책도 그러하고, 여행도 그러하다. 나에게는 전주가 나의 정서를 채워주는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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