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세상은 규칙적이다

by 나자영

생각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매우 규칙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요즘 나는 생활 패턴을 바꾸어 살아보고 있다. 평소에는 알람이 3번, 4번 연속으로 울리도록 두고, 원래 일어나려던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일어나서 반 좀비처럼 준비해서 헐레벌떡 부랴부랴 겨우 출근했다. 그러다 보니 하루를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냈다. 출퇴근 시간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느낌이었다. 이제 이렇게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생활 패턴 말고, 나를 조금 더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 패턴을 만들자는 다짐으로 2025년 2분기를 시작했다. 밤 12시가 아닌 밤 10시 취침. 알람이 4번 울린 후 아침 8시가 아닌 첫 번째 알람에 아침 6시 기상. 아침은 꼭 먹고 출근하기. 7시 8분 지하철 타기. 7시 37분 출근 도장. 16시 37분 퇴근 도장. 이 생활을 유지한 지 이제 1달이 되어간다. 뭐든 30일이면 습관이 된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오늘도 결국 첫 알람에 못 일어나고 꾸물대다 헐레벌떡 아침도 못 먹고 뛰어서 출근했다.


여튼, 이렇게 1달여간 매일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고 보니, 주변 이웃들도 참 규칙적으로,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사는 것 같다. 집에서 지하철로 가는 길에 늘 마주치는 국밥집 직원이 있다. 나는 7시에 집에서 나가지만, 7시에 그의 직장인 식당에 도착하려면 저 청년은 얼마나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을까. 조금 더 걸어가면 내가 다니는 카페 알바생이 카페 오픈을 준비한다.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면 편의점 사장님의 경쾌한 인사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지하철을 탈 때 옆을 보면 늘 함께 타는 지하철 동료들. 우리 모두는 칸트 못지않게 걸어 다니는 시계들이다. 눈물 나게 열심히 사는 우리들을 열렬히 응원한다.


나도 앞으로도 계속 걸어 다니는 시계가 되고 싶다. 사실 이런 생활이 언제까지 유지할지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까지 가능할지가 문제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기라 출퇴근을 칼같이 하지만, 곧 바빠지는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야근이 잦아질 예정이다. 오늘만 해도 1시간 늦게 퇴근했는데 저녁 약속이 있어서 망정이지 하마 타면 더 늦게 퇴근할 뻔했다.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 안 되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 여기, 현재를 누리자. 오늘도,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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