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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책임 Apr 09. 2024

들어갈 때보다 나갈 때가 더 힘든 곳을 경험했다.

기분 좋은 퇴사는 없는 걸까?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핑계는 많지만, 스스로를 위해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이유를 선택했어요.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에 더 좋은 환경과 기회가 있다면 이직을 고민합니다. 욕심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직장생활을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피해를 준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항상 고민합니다.


그러다 보니 퇴사를 할 때, 저로 인해 남은 사람들의 업무에 부하가 생길까 봐, 걱정을 먼저 하는 편이에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전 직장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나하나 없어도 안 돌아갈 것 같지만 다 잘 돌아간다면서요.


맞는 말이지만, 역시 사람인지라 성격을 고치기는 어렵네요.


퇴사 의사를 밝히고, 퇴사일을 통보했습니다. 퇴사일은 통보한 날 기준으로 5주 뒤였습니다. 물론, 연차소진까지 하게 되면 더 줄어들겠죠.


하지만 저에게 아무도 인수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직책자는 더 윗 직책자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생겼어요. 심지어 더 윗 직책자는 퇴사 프로세스에 있는 면담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태임에도 불고하고 저의 전화도 잘 받지 않았습니다. 다른 직원의 전화는 잘 받는 것을 보았지만 제 생각이 오해였으면 좋겠네요.


퇴직자가 직접 나서서 인수인계 대상자를 찾고, 퇴사 프로세스를 진행해야 했어요. 직책자에게 일정을 이야기했지만 그 일정에 대해 듣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기 일쑤였습니다. 


점점 지쳐갔습니다.


이러다간 저보다는 남겨진 실무자들이 피해를 볼 것 같았어요. 적어도 제가 인수인계 문서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시간은 가지는 것이 인수인계를 받는 사람에게도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저는 직접 적극적으로 인수인계 대상자에 대해 협의하며 조율했고, 끝내 여러 실무자들에게 인수인계를 완료하였습니다. 왜 제가 더 조급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인수인계가 마무리되고 나니, 그다음 순서는 연차사용에 대한 트집이었습니다.


역시 좋은 끝맺음은 어려웠던 걸까요?

이제는 배려의 감정이 없어졌습니다.


좋게 좋게 퇴사하자 결심했지만, 퇴사 2일 전에 잡힌 야간작업을 같이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꼈거든요.


마지막 모습이 중요한 거야..


그동안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마지막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모습만 기억되는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감정소비를 하지 말자고 항상 마음속으로 되새겼지만, 새롭게 경험한 이 느낌들은 제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좋은 끝맺음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장인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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