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야기 16] 별이 아빠

별이와 함께한 시간

by 진형

내가 살던 서산에는 냇가가 많이 있었어. 냇가에 들어가서 그물로 물고기 잡고 놀았어. 잡고 난 다음에는 다 놓아줬어. 동네 친구들하고는 남의 집 닭 잡아 먹기도 하고 그랬어. 냄비에다가 끓여서.


서산 떠난 건 중학교 졸업했을 때야. 중학교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왔어. 그게 좀 후회돼.


서울에서는 구두 닦기도 하고, 배달도 하고 하면서 먹고 살았고. 인천에 가기도 했었어. 고물 주어다 고물상 갖다주고, 고물상에서 일도 하고. 거기서 친구 한 명을 사귀었는데 좋은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아.


이 동네 온 거는 2002년이야. 봉사도 많이 했었어. 자전거에 도시락 실어서 배달 다녔지.


지금은 강아지 별이랑 살고 있어. 별이는 일곱 살이야. 별이는 나한테 은인 같은 존재야. 술 안 먹게 만들어 주니깐. 나도 별이한테 잘 해줘. 별이한테 쓰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까워.


아파트 들어가면 별이랑 같이 들어갈 수 있을까? 못 들어가게 하는 건 아닐까.


바닷가에나 놀러 가고 싶다. 낚시하고 싶어. 어릴 때 친구들하고 했던 것처럼.




이 글을 기록해 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결국 임대주택에는 들어가지 못하셨습니다.


문득 별이를 누구보다 아끼셨던 당신이 떠오릅니다.

그곳에서는 별이와 함께 바라셨던 모든 것이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