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결과물이 생겼다.
예전부터 무언가를 읽고 쓰기를 좋아하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점점 자라서 성인이 되었고, 원하는 직업을 가졌으나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끄적이던 것을 어느 날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다. 하나의 글이 완성될 때마다 그날의 감정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공중에 정처 없이 떠다니던 글자들이 어느새 자기의 자리를 찾아 글이 되었고 그 아이의 블로그에 내려앉았다. 이 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2026년 3월 3일은 나에게 꽤 역사적인 날이다. 내 첫 책이 세상에 나온 날이다. 나는 그전부터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써오던 것을 가지고 원고를 완성하게 되었고, 좋은 기회에 좋은 작가님들 5명과 함께 책을 펴내게 되었다. 나를 포함하여 6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에세이 ‘삶에 대한 옹호’가 바로 책의 제목이다. 작년부터 원고를 이리 만지고 저리 만지고 하였다. 호기롭게 시작한 것과 다르게 원고를 쓰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었다. 출판사 대표님한테 연락하여 ‘나는 글 쓰는 재능이 없는가 보다 ‘ 라든지, ‘아직 글쓰기에는 많이 부족한 거 같다 ‘라며 괴롭혔다.(참고로 출판사 ‘책나물‘의 대표님은 나의 오랜 친구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새삼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해 본다.) 그럴 때마다 대표님인 ’ 봄동이‘님은 나에게 “일단 계속 써보세요~ 괜찮아요~ 처음에는 다 그래요.”라며 아기 달래듯이 나를 달래 주었다. 처음 책을 출간하는 나는 매일매일 나와 싸우며 마음을 다 잡아야 했다.
과연 내 글을 누가 읽어 줄까? 이런 글이 책으로 나와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기를 수백 번..
뭐 어쩌겠어. 시작하기로 한 거. 나는 이번에는 기필코 나와의 약속(한번 시작한 일은 결과를 보고 만다)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내 글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예정된 마감일 안에 원고를 넘기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 혼자 쓰는 것이 아닌 다섯 명의 작가분들과 함께 하니 그만큼 책임감도 생겼다.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되겠구나. 이래나 저래나, 내 글이 이상하나 어색하나 그냥 가야겠구나 생각 했다.
처음 원고를 쓰고, 넘기고, 수정하고, 책의 표지를 고르고.. 그렇게 우리의 책은 e북으로 발간되었다. (원래 e북으로만 볼수 있게 만든 책이 었다.) 거기에 운이 좋게도 종이책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400부만 실물책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꿈만 같았다. 현실성이 없다고 느껴졌다. 책이 나오고 초록색 검색창에 우리 책 제목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저자에 수필가로 소개되는 나… 몇 번이나 읽어보면서 내가 감히 수필가라는 이름을 써도 되는 건가.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카카오톡 단톡방에 올라온 사진 몇 장..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강남점 매대에 우리 책 ’ 삶에 대한 옹호‘가 전시되어 있다는 사진이었다. 책나물 대표님이 공유해 준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다. 광화문 교보문고라 함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서점이 아니던가.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책꽂이에 꽂혀 있는 것도 아닌, 매대에 앞표지가 보이게 당당히 전시돼 있는 우리 책. 연보라색 표지와 그 앞에 그려져 있는 여섯 개의 꽃들이 활짝 웃으며 ‘그동안 수고했어. 이제는 웃어도 돼‘ 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출판사 대표님은 이 꽃 여섯 송이 중에 가운데 있는 꽃이 나와 닮은 꽃 같다고 말해주었다.
보면 볼수록 예쁜 우리 책.. 앞으로 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려앉아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