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중 잠시 출근..내 자리는?

브런치로 하는 마음 재활(7)

by 다시

병가 중 잠시 회사에 다녀왔습니다.

중요하게 처리 할 일이 있는데 아무래도 제가 직접해야 되는 일이라 어쩔수가 없었네요.


수술 후 가장 힘든 것은 몸이 아닌 마음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있다보니 작은 창문으로 세상을 보는 게 고작이었고, 사람들 속에서 내가 사라져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회사에 나갈 일이 생기자 은근 기분이 좋았습니다. 뭔가 내가 해야 하는 일, 역할이 생겼다는 것에 제 자신이 들뜨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들떠서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마음 속으로 진정하자고 되뇌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택시를 타고 회사 앞에서 내려서 사무실에 들어섰습니다. 동료들이 걱정을 해주고 안부를 물어주었습니다.

고마우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동시에 주목을 받는 것은 또 어색했습니다.


저는 지독한 내향인입니다.


분명 한껏 들떠서 출근한 회사였는데 앉아 있을수록 어색했습니다. 일을 빨리 처리하고 사무실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동료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대화에서

나는 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알 수 없는 이질감, 낯섬,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회사에 가는 택시 속에서 상상한 풍경은 일을 마치고 동료들과 차 한잔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나간 김에

다른 일도 처리하고 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초조해졌고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습니다.

서둘러 급한 일을 정리하고 저는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급히 회사를 빠져 나왔습니다.

마치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죠.


회사를 나온 뒤 벤치에 앉아서 한 참을 숨을 돌렸습니다. 조금 진정이 된 뒤에야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습니다.


그저 오랜만의 출근이 어색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일상이 멈춘 병가 중인 저와 다르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동료들을 비교하며 위축 됐던 것일까요? 내가 낄 자리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오는 동안 출근할 때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멀쩡히 두 다리로 바쁘게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분명 집에서 회사를 올 때랑 같은 길인데도 이제는 사람들의 다리만 보이네요.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누은 뒤에야 안정이 됐습니다.

누워서 창밖을 보면 이렇게 위축될 필요없다고 제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에 카톡 알림에 폰을 확인해봤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 단톡방이었습니다. 주말에 있었던 모임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해보였습니다.

나는 저 자리에 다시 함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폰을 내려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