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그리고 소외감

브런치로 하는 마음 재활(8)

by 다시

"이럴 줄 알았으면 가입하지 않는 건데..."


부상당하기 직전. 운동을 꽤 열심히 했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던 성격이었는데, 다치가 한 두 달 전부터는 운동을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일 꾸준히 30분 이상 숨차게 걷고, 그게 익숙해질 때쯤 5분 정도 런닝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30초 밖에 뛰지 못했는데 차츰 늘려서 5분쯤 가능해졌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런닝을 5분쯤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사내 등산 동호회에 가입했습니다. 소규모 동호회였고 험한 산을 다니는 동호회도 아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임에 한 번 나가고 부상을 당해서 그 뒤로는 계속 불참하고 있습니다.


병가를 내고 회사를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단톡방은 쉴 새 없이 울립니다. 동호회 단톡방은 물론이고 회사 단톡방, 팀 단톡방, 업무 연락을 위한 성격별 단톡방이 꾸준히 나의 하루를 흔듭니다.


단톡방 속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바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저 역시 그 속에 함께 했겠지만 저는 이제 그저 묵묵히 바라보는 관객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반응도 하고 바쁘게 일하는 동료들을 응원하며 단톡방에 참여했지만 언젠가부터는 그저 조용히 글만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업무용 단톡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등산 동호회 단톡방은 어딘가 자꾸 제 마음을 콕콕 찌릅니다.

동호회 단톡방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건강하고 활기가 넘칩니다. 지금 제가 가장 갖고 싶은 '건강한 두 다리'로 산을 올라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 다리를 다쳤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집니다. 그리고 함께여야 할 순간에 내가 없다는 생각에 어떤 상실감마저 느껴집니다.


"탈퇴를 할까... 단톡방이라도 조용히 나갈까..."


계속 고민을 했지만 사내 인간관계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저 올라오는 글을 조용히 읽거나 마음이 너무 우울한 날은 하루 정도 지난 다음에 읽기도 합니다. 인간관계보다 우선은 지금 내 마음을 지켜야 하니까요.


겨우 단톡방 하나에서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건강하지 못 한 마음인 것은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저 자신의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저의 마음이 연약하고 지쳐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또 한 편 생각해 보면, 어떤 이유건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내 마음은 죄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드는 제 자신을 꾸짖기에는 지금 저는 지쳐있네요. 스스로가 지쳐 있는 상황에서 억지로 나 자신을 이성적으로 몰아치기는 것은 스스로에게 잔혹한 일 같습니다. 아플 땐 그냥 충분히 아픔을 느끼렵니다. 그래야 치유하고 일어서지요. 소외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내 마음을 지금은 잘 다독여주고 위로해 주는 것이 우선일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 후 아내와 차를 마시며 저의 생각을 풀어내어 보았습니다. 속 좁은 남편으로 보일까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아내는 대수롭지 않게 저를 다독입니다.


"출근하고 생각해. 출근하고 얼굴 마주 하며 지내다 보면 당신 자리도 느껴질 거고 그러면 또 단톡방이 아무렇지 않을 거야.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잖아. 지금은 아파서 그러니까 지금 결정하지 말자."


아내의 말을 듣고 단톡방은 일단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글은 제가 읽을 수 있는 멘탈이 되었을 때만 읽기로 하고 말이죠. 글을 쓰는 사이에 또 새로운 글들이 올라오네요. 오늘은 그만 좀 쉬고 내일 읽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