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목포 여행 day 4
“틈만 나면 목포에 갑니다 “ 매거진 5화
“점심 먹으러 해남 갈래?”
“완도에 바다 보러 갈래? “
해남. 완도, 영암, 무안, 함평…. 그리고 목포
난 이곳을 다 다른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목포 사람들에게는 같은 생활권이다.
밥 먹으러, 차 마시러, 바다 보러 쉽게 갈 수 있는 거리, 목포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오늘은 친구 가족이 함평 나들이 간다기에 나도 낑겨 따라나섰다.
첫 번째 일정은 점심식사.
옥당 기사식당은 뷔페식이고, 1인당 만원이다.
가짓수만 많고 두 번 갖다 먹기 싫은 뷔페 음식이 아니라, 반찬 하나하나가 다 맛나다.
제육볶음을 냄비에 조리해서 먹을 수 있게 주는 것도 장점이고, 신선한 상추, 야채를 양껏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함평 용천사 가는 길을 붉은 선으로 방향 표시하듯 꽃무릇이 도로에 길게 선으로 이어져 있다.
그 선을 쭉 따라가면 용천사에 다다른다.
용천사에 들어서면 붉게 물든 꽃무릇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용천사 대웅전을 바라보며 그늘에 앉아 하늘과 바람을 온전히 느꼈다.
햇볕은 뜨겁지만, 바람만 불면 시원한 날이었다.
하늘 빛깔이 예뻐서 꽃무릇의 붉은빛을 더 빛나게 해주는 그런 날이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하늘과 바람을 즐기기 좋은 날, 하늘과 잔디와 억새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좋은 풍광을 만들어냈다.
카페의 음료와 딸기 케이크도 맛있었지만, 오늘의 가장 큰 공신은 하늘이었다.
가성비 좋은 뷔페에 가도, 꽃무릇 군락지에 가도, 엄청 핫플인 카페에 가도
사람들이 북적대지 않아 좋았다.
이 모든 걸 적당히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에 가도 줄 서지 않고 들어가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제주의 한 어르신이 맛집에 줄 서서 먹는 모습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맛집 가서 줄 서서 먹는 게 나는 이해가 잘 안돼요. 내 돈 내고 먹으면서 왜 대접도 못 받고, 짐짝 취급받으며 밖에서 서서 기다리다가 음식을 먹는대요? 게다가 앉아서 정성껏 대접받는 것도 아니고,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어야하는데 말이죠. 정신 하나도 없는 데서 먹는 음식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참. 이해가 안돼요. 조용한 곳에서 차분하게 앉아서 손님 대접받으며 인간답게 먹는 게 더 맛있지 않나요?”
공감 가는 이야기여서 맞아맞아하며 들은 이야기인데, 몇 년 지난 오늘 또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맛집에 줄 안 서고 들어가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오늘의 여유가 좋았다.
최고의 맛집은 좋은 사람들과 즐겁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간 곳은 모두 최고의 맛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