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재수 라이프 8
재수생의 마지막 전초전, 9월 모의고사
1. 어느덧 9월
7월과 8월, 무더운 여름. 우리는 역시나 학원에 갇혀서 공부만을 했다. 물론 휴가도 있었다. 단 3일.
그때는 쌩쌩한 간을 알코올로 적셔줬다. 당연히 매일매일.
이제 세 달 밖에 안 남았다. 기초는 다졌고 실전으로 들어가야 했다.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전 글에도 밝혔다시피 94년도부터 나온 모든 평가원, 수능 문제 n회독하기. 가면 갈수록 지겨웠지만 다른 걸 공부할 이유는 없었다. 문제를 평가원이 내니까 평가원 모의고사만 공부해야지.
일주일 내 공부시간 70시간 찍기. 이걸 반년 가량 하니 돌아버릴 것 같았다. 진짜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지막 전초전이 코앞이었다. 바로 9월 모의고사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진짜 너무나 중요하다. 수능 맛보기 시험이기 때문이다. 글에서 항상 강조하지만 계속 강조할 거다. 그만큼 중요하다. 6월 모의고사는 나름 잘 본 편. 공부방향이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있었다. 목표 대학을 정시로 뚫을 순 없었다. 9월 모의고사는 결과를 내야 했다. 나에게는 수능만큼이나 중요한 9월 모의고사였다.
이영표 해설위원 말을 빌리자면
나에게 9월 모의고사란 경험하는 게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였다.
2. 안정감 따윈 없는 성적
9월 모의고사 전까지 계속 상승 중이었던 성적. 언어(국어)는 고정 최상위권이 나왔다. 언젠가 득도한 느낌이 들었기에 자신있었다. 수리(수학)는 기복이 심했고 나에게 장애물로 작용했다. 태생적 문과였던 나에게, 숫자는 너무나 싫은 존재였다. 외국어(영어)는 컨디션을 탔지만 보통 최상위권. 좀 더 집중을 해야 할 과목이었다. 사탐 두 개는 오락가락했다.
변동이 심한, 안정감이 없는 내 성적이었기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물론 현역 때 비하면 감지덕지.
3. 9월 모의고사
9월 모의고사를 봤다.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가채점을 했다.
헐랭. 설마 했는데 진짜 꿈의 등급이 나올 것 같았다. 가채점 상의 등급과 점수였지만 들뜨기 시작했다. 오답노트도 30분 만에 끝났다. 진짜로 이게 내 성적인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원래 닥치고 공부만 했기에 표정 변화가 없었던 나이지만, 이때의 표정은 숨길 수 없었나 보다. 당시 그나마 친했던 누나가 성적을 보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줬다.
담임이 성적표를 나눠줬다. 이 때는 단두대 느낌이다. 성적표를 주면서 코멘트를 남겨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내 이름이 불렸다. 제발 가채점대로만 성적 떠라. 앞에 나가서 성적표를 받으러 갔다. 안경을 쓴 담임이 안경을 벗고 내 성적표를 봤다. 뭐야 망했나? 안경을 다시 쓰며 말했다.
“와~ 레타 공부 정말 열심히 했네. 6월도 잘 봤는데 이번엔 더 잘 봤는데! 수능 때 너 성적이 가장 기대된다.”
친구들은 감탄과 축하의 박수를 건네줬다.
좋은 성적과 더불어 보너스로 받은 성적 장학금. 수능 때까지 공짜로 다녔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수능에서 70시간의 결실을 이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http://m.podbbang.com/ch/16473
본격대학전공리뷰 팟캐스트
'전공투어'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험생분들이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기획을 한 방송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