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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타 Aug 15. 2018

회사가 인턴을 맞이하는 자세

대학생의 직장생활 1

대학생의 직장생활 1


회사가 인턴을 맞이하는 자세


 현재 모 방송국의 뉴미디어부에서 일하고 있다.

직함은 인턴. 대학생의 대부분 직함은 인턴이지만 난 인턴이 처음이었다. 언론 쪽에 있으면서 프리랜서 아님 계약직이라는 ‘을’ 직함만 달고 있었으므로.


 모든 회사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여기서 받는 대접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1. 웬만하면 지켜지는 워라밸


 뉴스에서 워라밸 이야기를 하면 비웃었다. 언론계가 워라밸 가장 안 지키는 곳인데 저게 무슨 내로남불 리포트지?? 조연출 할 때는 출근시간만 정해져 있을 뿐 퇴근 시간은 랜덤이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기자로 일 할 때도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워라밸은 지켜지기 힘들었다.

      

그렇게 지켜질 수 없다고 믿어진 ‘워라밸’

이 곳에서는 지켜지고 있다. 그것도 나름 철저히.


 6시만 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인턴, 직원 구분 없이 엔간하면 다 퇴근했다. 상사한테 따로 보고할 필요도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그냥 퇴근하면 됐다. 문화충격!      


 야근을 한다 하더라도 초과근무로 쌓여 언제든지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할 수도 있었다. 더구나 인턴들은 야근을 하면 뭐라고 하는 사내 분위기였다.     


 필자는 여기서도 야근이 좀 많은 편이었다. 대부분 눈치를 보는 야근이었다. 일평생 막내로서 눈칫밥 먹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차마 같이 일하는 상사를 두고 퇴근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기존 직장의 위계구조에 때 묻은 습성 탓. 상사들은 가도 된다고 했지만 언젠가 일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같이 야근하는 게 심적으로 편하므로 야근을 많이 했다. 한국의 직장문화에 찌들어 버린 레타 ㅠ


2. 존칭 문화     

 

 다짜고짜 반말을 들었다. 당연한 관례로 받아들였다. 운동선수 생활을 잠시나마 했던 탓 인지 나이 많은 사람이 반말하는 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인턴’은 아니었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면 무조건 존칭을 해줬다.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한 번은 상사랑 카톡을 하다가 선배, 상사라고 칭했는데 그분은 정색을 하며 우리는 동료라고 해줬다. 완전 원피스의 루피 같았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 은근 좋았다. 아! 물론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다들 친해져 반존대라는 특이한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3. 어려운 일 안 시키는 문화     


 조연출 일 배울 때, 닥치는 대로 모든 일을 했다.
깨지면서 배웠다. 도제식 그 자체.

기자 일 배울 때, 모든 일은 내가 다 처리한다.
상사의 도움은 최소화. 자발적 그 자체.     


 인턴으로 일하는 지금, 기본적인 일만 상세히 알려주고 어려운 일은 상사가 다 하는 시스템. 이 곳은 영상을 만드는 일이 메인이다. 그렇기에 영상 편집이 가장 중요하다.

 인턴들은 그 외의 일을 전담하거나 영상에 아주 조금만 관여한다. 못 한다고 하면 안 시킨다. 사실 필자는.. 영상 편집을 할 줄 안다. 그것도 잘... 조연출로 일할 때 도제식으로 배웠으니 못할 리가... 그런데 여기는 기존에 쓰던 편집툴이 아니어서 아예 못한다고 했다. 그러니 아예 안 시킨다. 또 문화충격. 그 대신 다른 일이 늘어나고, 인턴 중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 일을 나한테 다 시킨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두 달짜리 단기 하계 인턴이다.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위 분위기가 적응 안 되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즐기고 있다. 아! 이런 언론사가 있구나! 적성에는 조금 많이 맞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재미지게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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