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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타 Jan 06. 2020

몸에 예술을 새기는 그녀 - 타투이스트 야미

레타가 만난 사람 5

레타가 만난 사람 5


다섯 번째 인터뷰 - 타투이스트 야미


1. 

 신방과를 전공하면서 항상 들은 얘기.


‘미디어의 파워는 정말 강합니다. 대중은 알게 모르게 미디어에 중독되어가죠.’

 

 그 후로 피하주사이론이나 의제설정이론 등 지겨운 이론을 학습받았다. 나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나란 인간 자체가 ‘의심병’에 걸린 인간이기 때문이다. 뭐든 의심하고 본다. 굉장히 피곤한 성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견디지 못한다. 일종의 강박증으로 자리 잡았다. 자연스레 미디어를 통해 발산되는 여러 얘기도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은근히 미디어의 파워에 오염된 사례가 있었다. 바로 ‘타투’다. 타투는 강력한 어른들이 하는, 퇴폐적이고 무서운 것이라 생각했다.


2.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바뀌기 시작했다. 타투에 대한 인식 자체가. 타투는 하나의 패션이자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았다. 타투를 하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졌고, 미디어에서도 타투를 그저 ‘불경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그래서 만나보기로 결심했다. 타투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람들을. 그래서 반려동물 타투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타투이스트 ‘야미’를 만났다.


3.

 가장 궁금했던 내용.

‘타투이스트 되는 걸 부모님이 반대하시지 않으셨나요?’

젊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나와 타투이스트 야미는 ‘타투이스트’란 직업에 거부감이 없었다. 하지만 부모님 세대는 다르다. 앞서 언급한 타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스란히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답변은 역시나였다.


“그러다 얼마 못 가서 엄마한테 딱 걸렸어요. 작은 도시라 소문이 빨랐던 거죠. ‘혜진이가 타투한다더라’는 소문이 아주머니들 입으로 옮겨지며 ‘누구 집 딸 문신 그린다더라’가 된 거죠. 엄마의 실망과 반대가 컸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더구나 미술 선생님을 하고 있던 그녀가 타투이스트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모님은 정말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실력으로 부모님의 인정을 받았다.


 “한번 날을 잡고 어머니에게 제 SNS에 올라온 타투 사진과 인터뷰 기사, 강연한 걸 보여드렸어요.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여시더라고요. 그래도 제 몸에 타투를 새기는 건 아직도 싫어하세요. 흉물스럽다고. 예전에 제 가게에 모녀가 와서 커플 타투를 하고 갔는데, 그 모습이 부러워 눈물 날 뻔했어요. 난 언제 저래보나 하고요.”


 그만큼 타투이스트 야미의 실력은 대단했다. 대상을 똑같이 따라 그리는 ‘모사’에 재능이 있던 그녀에게 타투이스트는 천직과도 같았다. 이 능력은 반려동물 타투에서 더욱 빛을 봤다. 반려동물을 평생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야미를 찾아왔다. 그리고 요청했다.


‘이 친구를 제 몸에 새겨주세요.’


4.

 그렇게 타투이스트 야미와의 만남을 끝냈고, 보충 취재까지 하며 기사를 완성했다.

하지만 출고는 엄~~~~~~청 늦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타투는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할 말은 많지만 이만 글을 줄여야겠다 ㅎㅎ.


--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Q&tnu=201710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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