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재수 라이프 1
수능 이후와 재수학원 선택
1.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간략한 재수학원 시스템
- 재수학원도 반에 서열이 있다. 성적이 높을수록 높은 반에 가는 것이다. 기준은 역시 수능성적.
- 재수 비용은 평균 1,000만 원 정도 든다. 일반 학원 기준이다. 기숙학원의 경우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 보통 아침 8시까지 학원에 들어가 4~5시까지 수업을 듣고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다. 자율학습 시간 중간중간에 특강도 있다. 물론 특강비는 따로 지출.
- 필자의 재수학원은 두 개의 층을 썼다. 한쪽은 문과층, 한쪽은 이과층. 환경은 열악함 그 자체였다. 한정된 공간에 다수의 학생들을 받았다. 운동을 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잔병치레는 적었지만 당시에는 콧물을 달고 살았다. 수 백 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화장실은 층당 하나밖에 없었던 거 실화?
- 나머지 내용은 쓰다가 생각나면 적겠습니다.
2. 수능 이후
수능 이후의 삶은 인생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다. 대학 입학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는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험생활의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이 시기를 만끽한다. 나는 아니었다. 수 천 만원에 달하는 재수 비용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해보고자 한 달 동안 알바를 했다. 나머지 두 달은 재수학원 선행반에 들어갔다.
모호한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가려면 남들보다 빨리 마음을 잡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행반 등록을 위해 재수학원을 들렀다.
3. 여기가 재수학원인가요?
재수학원에 들어갔다. 엄숙한 분위기였다. 복도의 벽을 보니 온갖 종이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000 학생 xx대 xx과 합격. 종이들을 찬찬히 훑으며 음미하고 있었다. 그때 원장이란 사람이 말을 걸었다. ‘레타 군도 열심히 하면 내년에 여기에 레타 라는 이름이 있을 겁니다.’ ‘이것이 학벌 공화국의 처절한 단면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쨌든 저기에 붙어야 재수를 한 의미가 있다고 믿었기에.
형제도 재수를 했다. 그렇기에 어머니는 재수학원 마스터였다. (두 자녀가 재수를 한 것에 대해서 이여사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여러 학원을 돌아다녔지만 가까운 곳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강대라고 불리는,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재수학원을 제외하면 거기서 거기였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밤에 들어오는, 재수 생활을 견디려면 가까운 곳이 좋겠다는 이유였다. 기숙학원은 배재했다. 비용의 압박으로 인해.
때마침 가려던 재수학원에 선행반 등록을 하면 가장 높은 성적의 반으로 보내준다는 ‘판촉행사’가 있었다. 내 성적으로는 위에서 두세 번째 반을 들어갈 수 있었다. 선행반 한 달 먼저 등록하면 가장 높은 반으로 보내준다는 것이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나도 그 높은 반 가면 성적 더 오르겠지?’라는 나름 논리적인 생각으로 선행반에 등록했다.
2013년 1월,
선행반을 시작으로 10개월 간의 재수생활이 시작됐다.
http://m.podbbang.com/ch/16473
본격대학전공리뷰 팟캐스트
'전공투어'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험생분들이
성적에 맞춰 대학을 가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이 무엇인지
알았으면 하는 바람에 기획을 한 방송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