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보좌관 1 비평
웰메이드 시즌제 드라마의 탄생 '보좌관 1'
언젠가, 대선 캠프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때 ‘보좌관’이란 직업을 처음 접하고 보좌관들을 처음 만났다. 매력적이었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국회에서 일하고, 국회에서 일하는 만큼 치열하게 삶을 살아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그때 이 보좌관을 ‘드라마’로 녹여낸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오늘 비평할 드라마, 박정환 감독의 드라마 <보좌관 -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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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은 기존의 정치 드라마에서 벗어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기존 정치 드라마는 정경유착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시청자에게 냉소적인 정치혐오를 선사해 드라마 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기 힘든 작품으로 직결됐다.
보좌관은 우리네 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정규직 문제, 위험의 외주화 등의 에피소드를 다루며 ‘친숙한’ 정치 드라마를 표방했다. 즉 정치혐오로의 직결 가능성을 배제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낯선 직업인 ‘보좌관’을 전면으로 다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국회 하면 떠오르는 직업은 당연히 ‘국회의원’이다. 이 드라마는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보좌관을 다루며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줬다.
보좌관은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불릴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곳곳에 있었다. 우선 진입장벽이다. 아무래도 ‘정치’가 메인 소재였기 때문에 다양한 정치적 용어가 나왔고 그만큼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도 많았다. 주인공 장태준 보좌관이 먼치킨이란 점도 아쉬웠다. 위기에 빠지면 너무나도 능숙하게 그 위기를 빠져나가니 극의 긴장감이 조금씩 떨어졌다.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걸작의 시즌제 드라마다. 빠른 전개 속도와 몰입감을 드라마의 원동력으로 삼으며 힘차게 질주한다. 마지막 반전까지 선보이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곽정환 PD는 디테일에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야기와 이야기 속 짜임새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등장인물의 대사 하나하나도 인상 깊어, 그의 말과 달리 디테일에서도 강점을 보인 드라마 <보좌관 -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