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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큐리 Nov 03. 2020

한국 백화점의 첫 걸음

그 후 90년

1년 전 한국 최초로 2조원 매출을 달성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COVID-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국내 첫 2조원 점포라는 타이틀의 수성과 함께 세계 백화점 매출 1위도 노릴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단일점포 2조 클럽은 동경 이세탄 신주쿠, 오사카 한큐 우메다, 파리 라파예트, 런던 해러즈, 서울 신세계 강남의 5개 점포 뿐이다.

신세계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점포는 이번 팬데믹의 충격으로 인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전세계에서 한국만큼 안전한 나라가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4월 말, 갤러리 라파예트와 르 베아슈베 마레(Le BHV Marais) 백화점의 대표 이사인 필립 위제는 2020년 10억 유로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일본 역시 긴급사태 선언 이후 백화점 매장 역시 약 3개월에 걸쳐 임시 휴업에 들어가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세탄의 경우 2분기에 약 80%의 매출이 감소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추석을 기점으로 매출이 회복세에 들어섰으며, 11월 코세페 특수와 이른 추위로 인한 패션 부문 호조를 토대로 4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보복소비 현상에 힘입어 2020년에는 2조 2천 억 매출을 달성하여 글로벌 1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1930년부터 90년의 역사를 이어온 신세계 백화점은 우리나라 소매업의 시대적 이정표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전신은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이다. 미츠코시는 현재 명동, 당시 남촌에 자리잡고 거대한 서양 르네상스식 건물의 위용을 앞세워 근대 소매업의 화려함을 뽐냈다.

그에 대항하듯 북촌, 현재의 종로 1가에 최남의 동아백화점과 박흥식의 화신백화점이 들어섰다. 박흥식의 화신이 동아를 인수하며 조선 백화점을 상징했는데, 남촌 미츠코시와 어깨를 견주는 조선인의 북촌 화신이라는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화신은 1931년부터 해방 전까지 미츠코시와 어깨를 견주며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1940년대에는 매출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신백화점 몰락한 기업의 이야기로 역사책의 한 켠에 남아있다. 조선인들이 처음 만들어 낸 백화점, 조선인을 위한 백화점이라는 화신의 웅변이 실제로는 창업자 박흥식이 반민특위 1호로 검거되면서 민족 정서를 자극하는 상술에 불과했음을 웅변하고 말았다.

화신이 몰락한 이후, 미츠코시백화점을 인수하여 새로운 이름으로 간판을 내건 신세계백화점은 한국전쟁 이후 새로운 걸음을 내딛으며 척박한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그들은 1993년 한국 최초의 대형할인점 이마트를 열기도 했다.)

그로부터 다시 60여 년이 지난 2020년, 신세계백화점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시대로 대세의 흐름이 넘어간 지금, 언택트 쇼핑의 대척점에서 백화점 업계가 어떤 도전을 하게 될지, 2021년은 한국 소매업에 있어 흥미로운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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