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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큐리 Aug 27. 2021

발로 하는 기획

가까운 미래에 리테일 MD가 가야 할 방향

MD(머천다이저)란 소비자(고객) 대신 생산자를 만나서
집요하게 질문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MD(머천다이저)는 '발로 하는 기획'을 통해서 완성된다. 산지 출장을 다니고, 생산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먹어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는 과정을 겪어 보는 과정은 큐레이터로서의 MD(머천다이저)를 완성시키는 과정이다.  MD 한 명이 완성되는 과정은 머리보다는 몸이 더 바빠야 한다는 뜻이다.



MD의 주요 업무는 경로 관리와 접점 관리로 크게 나뉘며,
이전까지는 특히 경로 관리에 중심을 두었다.


생산자가 공들여 만들어 낸 상품은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되어 있으므로 소비자 접점까지 이동하는 경로에서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로 관리>를 하는 것이 바로 유통업이다.

한편 소비자 접점에서 상품이 돋보이도록 스토리를 가미하거나, 연출하고, 전시하는 <접점 관리>는 리테일(소매업)의 영역이다. 묶어서 소매유통업이라고 부르며 영역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지 않다.


MD의 역할은 크게 <경로 관리>와 <접점 관리>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까지는 경로 관리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매입원가를 낮추기 위해 생산자 직거래를 한다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그것은 대표적인 경로 관리라고 볼 수 있다. 최근까지는 그러했지만, 앞으로는 어떨까? 리테일이 플랫폼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각종 첨단 기술이 도입되는 등 거대한 변화를 맞닥뜨린 현시점에서의 고민이 될 것이다.



앞으로 MD의 역할은 큐레이터로서, 접점 관리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
(경로 관리는 플랫폼과 첨단기술이 다 할 것이다)


생산자를 만나 대화하면서 받았던 느낌, 감정 그리고 상품을 먹어보거나 체험해보면서 맛있다거나 편안하다는 등 MD가 체득한 경험은 여러 형태의 표현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리테일의 경쟁력은 바로 그 "경험"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있다. 다시 말해 <접점 관리>라는 것은 상품에 대한 MD의 경험(인상, 취향 등)을 전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등장, 소비사회의 형성이라는 역사적 과정의 하나로서 리테일이 산업화된 지 약 160년의 시간이 흘렀다. 머천다이징이 대규모 리테일에 의해 무생물화된 기간이기도 하다. 이커머스가 주류로 나타난 최근 20여 년은 이러한 무생물화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하지만, 리테일테크의 고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제는 개인적인 취향에 닿을 수 있는 인간적 큐레이팅이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발로 뛰는 기획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체득한 인간 MD들의 역할이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제 인간 MD들은 큐레이팅을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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