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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탕 Nov 30. 2020

영국에서의 두 번째 락다운


영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생전 처음 락다운이라는 것을 겪었고, 이번에 또 확진자가 무더기로 불어남에 따라 두 번째 락다운을 겪게 되었다.


마지막에 런던 시내에 나간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락다운이 시작되고서 한 번도 번화가를 걸은 적이 없다.


그나마 공원은 탁 트인 곳이라 안심하고 다니는 우리의 유일한 힐링 공간이다.

집 주변에 넓은 공원이 두 군데 정도 있지만,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지금은 공원에 가는 것도 안전하지 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마저 포기를 하기엔 우리에게 숨 쉴 공간이 없어지는 느낌이라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다니고 있다.

드넓은 영국의 공원에서는 다람쥐, 사슴 등 야생동물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도 참 다행인 점은 이곳 한국 커뮤니티가 아주 편리하게 잘 되어 있어, 오늘당장 김치가 떨어져도바로 내일 받아볼 수 있다.

일본에 살 적처럼 다양한 신상 제품들을 바로바로 사 먹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있음에 감사하고 편리함에 감동하고 있다.


그래도 한번 해봤다고 이번 락다운은 크게 힘겹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레스토랑이 운영하고 있지 않아, 삼시 세 끼를 다 해 먹어야 한다는 것과, 행동반경이 집안으로 제한되어있어

살짝 불어나 버린 나의 살 정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참 맞는 말 같다.


락다운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나는,

오히려 락다운이 끝나는 게 조금 두렵다.


그리 외향적이지 않아, 이 한정된 인간관계를 비밀스럽게 즐겨왔었는데,

이제 이 비밀스러운 즐거움의 끝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한편으론 기쁘지만 또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이 된다.


나 같은 사람이 어딘가에 또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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