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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마케터 Sep 27. 2020

외식마케터가 하는 일2

신메뉴 출시

 신메뉴는 보통 시즌마다 출시된다. 먼저 계절 특성과 트렌드를 고려하여 콘셉트를 기획한다. 그냥 ‘시즌 신메뉴 출시’라고 쓰고 메뉴를 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콘셉트가 중요한 이유는 메뉴들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더 기억하기 쉽기 때문이다. 매 시즌마다 여러 브랜드에서 신메뉴가 쏟아져 나오는데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머릿속에서 기억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냥 ‘여름, 팥빙수 출시’라고 할 수 있지만, 팥빙수에 옛날 감성(레트로)를 더하면 새로운 콘셉트가 될 수 있다. 타이틀을 ‘옛날 빵집, 단팥 빙수’라고 예스럽게 짓고 팥빙수를 담는 그릇도 빈티지한 그릇으로 고른다. 요즘 고객은 메뉴만 맛보는 것이 아니다. 맛은 기본이고 그 속에 담긴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을 함께 먹는다. 때문에 콘셉트는 더욱 중요하다.


 콘셉트를 기획 할 때에는 메뉴와 연관성이 깊어야 하기 때문에 상품 기획팀과 협의가 필요하다. 때로는 상품 기획자가 하고 싶은 메뉴와 콘셉트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콘셉트를 수정하거나 메뉴를 변경하는 것이 좋다. 콘셉트와 메뉴가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으면 고객들의 설득시킬 수 없고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또한 억지로 끼워 맞춘 것처럼 보여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 그럴 경우 고객을 자극하지 못하고 구매로 이어지기 힘들다.


메뉴 출시할 때에는 트렌드도 중요하다. 외식은 트렌드가 매우 빠른 시장 중 하나다. 대중들이 어떤 메뉴를 선호하는지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유행하는 메뉴를 벤치마킹(Benchmarking하는 것도 필요하다. 벤치마킹이란 메뉴를 동일하게 카피하는 것이 아니라 장단점을 파악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유행하는 메뉴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경우에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비교군에 들 수 있고,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너무 비슷한 메뉴는 카피 제품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장에서 정말 만들 수 있는 메뉴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맛있고 좋은 메뉴라고 할지라도 매장에서 만들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매장에서 장비가 없거나 혹은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만들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매장에 확인 후 최종 출시를 결정해야 한다. 고객이 맛보는 진짜 메뉴는 메뉴 개발자가 만드는 메뉴가 아니라 매장에서 만드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팀의 담당자가 모여 시식회를 진행한다. 시식회를 통해 장단점을 보완하고 메뉴 특징을 강화한다. 마케터도 메뉴를 처음 맛보는 자리이기에 메뉴의 특징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이 자리에서 결정된다. 또한 각 담당자의 의견이 최종적으로 조율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시식회 후 메뉴 개발자들은 현장 직원들에게 메뉴 교육을 진행한다.


다음은 사진 촬영이다. 신 메뉴 출시에는 사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획 의도에 따라 메뉴 사진이 없을 수도 있지만, 맛을 모르는 상태에서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은 고객을 유인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사진 촬영은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포토그래퍼와 함께 진행된다. 여기서 마케터의 역할은 실제 촬영할 메뉴와 가장 적합한 레퍼런스를 준비하고, 메뉴의 사진이 콘셉트 방향성과 일치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의뢰 단계이다. 콘셉트를 기획할 때 디자인의 방향성도 함께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마케터가 콘셉트를 설명하고 그에 맞는 레퍼런스를 준비하고 디자이너와 협의한다. 하지만 콘셉트 타이틀과 상세한 설명은 보고 이후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사진 촬영 또는 시식회 이후 디자인 의뢰서가 작성된다. 디자인 의뢰서에는 콘셉트 타이틀, 메뉴 설명, 레퍼런스 등이 포함된다. 마케터와 디자이너는 홍보물을 조율한다. 홍보물은 메뉴 출시 이전에 매장에 전달되어야 한다. 이렇게 한 메뉴가 출시되기까지 길게는 6주에서 짧게는 4주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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