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8 - 특별시민의 변종구

열여덟 번째(200131) - 영화 특별시민 속 주인공, 변종구

by 이충민
citizen bzg3.png


특별 시민은 없다. 모든 시민은 하나의 투표권을 갖는다. 그것이 변종구 일지라도,


변종구


변종구는 진흙, 아니 똥물 속의 진주다. 애기 보살이 말했듯이 그에겐 진심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는 그 진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선거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의 종착지는 대선이다. 눈앞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는 대선을 놓을 수 없다. 대선 뒤에 무엇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전까지 그는 멈출 수 없는 기관차다. 가로막는 무엇이 있더라도 치거나 넘어가야 한다.


그는 직감으로 움직인다. 직감이 이끄는 대로 운명의 전차에 몸을 맡기고 세상에 맞써 싸우면서 필요한 무기를 고른다. 마음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가르키려 하는 초년생을 데려다 중용한다. 그에게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혹은 효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욕하던 기자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의 감정을 포함한 모든 것은 그에게 대선으로 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아내를 '또' 때리지만 캠프에 필요한 아내의 얼굴이 다치지 않기 위해선 화도 누그러진다. 딸의 도움을 받기 위해 아내의 힘이 필요하다면 그는 아내를 이용하기 위해 가만히 맞고 있다.


그에게 집은 아내와 딸이 있는 곳이 아니라 조그마한 고기집이다. 돼지고기의 저렴한 부위만 먹어도 만족스러웠던 그는 어느덧 최상위 포식자가 되어 최고급 소고기를 먹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육식동물이 됐다. 영화에서 그는 선거를 치루고 사냥에 성공한 사자처럼 만족스러운 듯 고기를 씹어 먹는다.


citizen poster.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데일리오브제 17 - 영화 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