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겨울의 밤
해방촌은 낮보다 밤이 어울리는 곳이다.
그리고 밤은, 술에 속고 별빛에 물든다.
우리는 어두운 바다에 간신이 떠 있었다.
불그스름한 얼굴들은 공통의 언어였다.
밤이 깊어갈수록 이슬의 농도도 짙어졌다.
혀의 기능은 마비가 되었다.
인생을 다 산 것 같았다.
내일은 사라진 단어가 되었다.
당신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내 인생 다 망쳐놨는데, 나는 왜 보고 싶을까요."
당신이 새벽을 깨웠다.
공통의 언어가 깨지기 시작했다.
너무 아파 숨도 못 쉬는 표정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각휴지를 꺼내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건 오히려 장벽을 부수는 일이었다.
서러움 같은 그리움 같은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당신의 온몸을 뒤덮었다.
고개를 떨구고 사는 게 힘들다던
당신을 똑바로 앉혔다.
그를 욕망하던 당신은
세상 가장 아름다운 꽃이었다.
떠난 그를 생각하는 당신은
세상 가장 쓸쓸한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