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남았네
나는 어떤 이에게 무슨 이유도 없이
생각이 마음 되어 마음이 입이 되어 다 주고 싶었다.
아무런 것 없는 평범한 날에 몇 분을 붙잡고
별 일 없나 밥은, 잘 잤을까 걱정을 전해보려
아픈 몸을 못 이겨 꼼짝 못하고 누운 날에는
물이라도 죽이라도 함께, 비루한 소원을 품었기도
가져도 이뤄도 빈자리만 커져 가는 날에는
하늘을 보며 오르막길 걷다 서럽게 숨을 뱉고
발자국에 새겨진 회색 잔상들을 한 움쿰 쥐고는
보이지 않는 너를 향해 힘껏 던졌다.
짙은 색을 다하고 저물어가는 별의 사연을 뒤로한 채
어둠을 헤집어 가며 사라져가는 너를 붙잡았다.
잠깐만이라도, 내 안에서 살아 달라고
빌어보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