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분주한 나날이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좋을 것 같다. 소란한 마음이 불안을 몰고 온다. 이따금 다가오는 혼란의 일탈이 반갑지 않다. 경계하고 긴장하다 맥이 풀린다. 무기력이 찾아올까 봐 조심스러워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몸과 마음을 살피지 않았다. 질주한 탓에 나는 고꾸라졌다.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하는데…… 일말의 기력조차 소진되었나 보다.
이런 날에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침대를 점령하자.
한 주먹의 사탕을 움켜쥔 채 마구마구 까먹자.
책을 읽지 말자.
내 글은 졸작이라고 비난하지 말자.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다는 주문을 걸자.
태평가를 듣자.
500자만 간신히 채워보자.
술 마시지 말자.
밤을 기다리자.
달빛에 그림자를 비춰보자.
이도 저도 싫으면 눈을 감고 귀를 닫자.
내일은 1초라도 해를 만지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저항한다. 지기 싫어 대들어본다. 하찮게 요동치는 마음에 바위를 던진다. 지금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