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인플루언서가 산다. 파워 E성향의 1호다. 나는 이 아이가 세상에서 제일 신기하고 궁금하다. 붙임성이 좋은 1호는 인사를 잘한다. 동네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늘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안부를 묻는다. 택배 기사님, 청소 여사님, 가게 사장님들을 비롯해 이웃 주민들까지. “1호의 인사를 안 받은 사람 나와 보세요” 물으면 손에 꼽을 정도다. 사람들은 1호가 인사성이 바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가끔은 곤혹스럽다. 항상 세트로 붙어 다니기 때문에 1호를 따라 같이 인사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일 경우에는 다소 난처하다. 이런 살가운 1호의 넉살이 내향인인 나로서는 달갑지 않다. 간혹 아이가 먼저 인사하는데도 그냥 지나치시는 분들도 있다. 바빠서 그럴 수도 있고 모르는 사이라 민망해서 후다닥 가실 수도 있다. 그럼에도 1호는 그런 분들까지 살뜰히 챙긴다. 저 멀리에서도 들리도록 큰소리로 외친다. “안―녕―히―가―세―요!”
1호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볼에 뽀뽀하며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외면하지 않는다. 2호가 하자는 건 웬만해서는 다 들어준다. 같이 놀아주고 음식도 2호의 몫까지 챙긴다. 배를 베고 자는 걸 좋아하는 2호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배도 내어준다. 요즘은 예비 사춘기 시기라서 가끔은 2호 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고 울 때도 있지만 여전히 둘의 사이는 견고하다.
얼마 전에는 잔뜩 속상해 울음이 터진 나를 본 1호가 부엌에서 키친 페이퍼 한 장을 뜯어 건넸다. “엄마, 울지 마세요. 엄마가 울면 하늘이 무너진 듯 제 마음이 찢어져요.” 왜 우냐고 묻지도 않는다. 가만히 곁에서 안아주며 토닥인다. 위로를 아는 아이다.
1호는 자기만의 세계관이 있다. 우유부단하고 낯을 가리며 개인주의인 나와는 다르다. 남을 배려하고 위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지킬 줄 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다. 자아가 건강하고 단단한 어린이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은 나이를 막론하고 존경받아 마땅하다. 1호는 그런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