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적

다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by Revlis

헨젤이 빵 부스러기를 흘리며 걸었던 것처럼 말이야

뒤돌아보니 내가 떨군 것들이 죽 늘어져있더라

그만 부끄러워져 눈을 가리고 울었는데

앞이 안 보여서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었어


주저앉아서 그 흔적을 손끝으로 모으며

더듬더듬 주워 담았어

손톱 밑이 새까매질 즈음 밤이 됐는데

부은 눈을 떠보니 그것들이 빛나고 있었어


종종 달이 없던 밤에도

내가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였어

지독히 날카로워서 살을 벤

몇몇이 눈물 나게 밝았어


충돌이 뭉쳐 위성이 되었구나

내 수치이자 나의 이치구나

내 궤적을 따라 흐르는구나


고 작은 돌들을 보듬을 이는 나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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