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의 이유는 너무나 다양하다. 성격차이에서부터, 권태기, 현실적인 문제 등. 하나 하나 적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그러나, 어쨌든 그 이유들의 결과는 이별이다. 이번엔 그 이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누군가에게 준비된 이별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갑작스런 이별일 수도 있으며, 둘 모두에게 서서히 혹은 갑자기 올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별은 연인 관계를 천재지변 혹은 사고가 아닌 일반적인 헤어짐을 전제로 말한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게 이별 이야기다. 그런데 그 이별 이야기를 들으면 입맛이 쓰다. 헤어 졌다는 그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끝맺음의 방식이 씁쓸해서다. 좋은 헤어짐은 없다. 물론 잘 알고 있다. 헤어지는 그 순간에 담담하라거나, 이별여행을 하라거나 하는 게 아니다. 끝맺음의 순간에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라는 이야기다. 헤어지는데 예의가 무슨 소용이냐 하겠지만, 내가 말한 예의는 상대방에 대한 것이 아니다.
끝맺음의 순간에 내가 한 사랑에 대한 예의를 말하는 것이다. 헤어지고 나면 우리의 추억은 나의 추억이 된다. 나의 기억 속에서 추억을 욕되게 하지는 말자. 상대방이 설령 욕을 들어 마땅할 지라도, 그 대상은 그 사람이지 내 추억이 아니다. 그건 내가 했던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 사람을 사랑했고, 시간과 공을 들여 그 사랑을 키웠으며, 그 사랑은 내게 추억을 선물했다. 또 그 시간 동안 나는 분명 성숙해졌으며 더욱 사랑받을 자격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을 거다. 그런 내 사랑에 대해 예의를 갖추자.
문자 한 통으로 하는 이별 통보나, 말도 없이 전화 번호를 바꾸거나, 그 사람을 만나고 있는 시간 속에 다른 사람의 시간을 붙여 넣지는 말자. 그건 상대방이 아닌 내가 가꾸었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