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차 안에서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괜스레 감상적이 되더라.
의미 없이 흘러 나오는 노래를 끄고서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 미래에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에 다달았고.
내 생각은 생각 하는데로 영상처럼 그려지더라.
난 비오는 날을 좋아 하니까. 비오는 주말에 차에서 들리는 빗소리를 들으려 드라이브를 가자고 할꺼야.
넌 잠이 많으니까. 1시간만 더 자고 가자고 칭얼 대고 있겠지.
난 요리를 좋아하고. 넌 못하니까. 니가 이불을 돌돌 말고 있을 그 때 나는 도시락을 만들고 있을꺼야.
큰 딸은 엄마를 닮아. 잠이 많아. 그래서 니가 돌돌 말고 있는 이불 사이로 파고 들겠지.
막내 아들은 나를 닮아 식탐이 조금 있을꺼야. 그러니 잠에서 깨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내 옆에와서 구워 놓은
햄조각 2개를 들고 갈꺼야. 아이들은 엄마를 좋아하니까 들고각 햄조각 2개 중에 한개는 니 입에 넣어 줄테지.
왜 나는 안주냐며 큰 딸은 구박 할꺼고.
우리가 딸을 낳을지, 아들을 낳을지는 모르겠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첫 딸이 아빠를 닮는다면 그 순서는 바뀌어도 좋겠지.
뒤에서 들려오는 클락션 소리에 상념에서 얼른 깨어나야 했다.
그래도 정말 그 풍경속에 있다가 온 듯해서 행복했다.
언젠가. 언젠가 그 날이 오면. 내가 그리는 그 풍경이 일상이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