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처럼 문을 열자

행복의 문

by 임세환

아침공기가 쌀쌀하다. 춥다. 가을비가 내린이후 더 차가워졌다. 바람만 불지 않았다면 덜 춥겠지만 11월이면 이제 추워질때도 되었다. 가을은 가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 제모습을 찾아가는 건 자연의 순리인가보다. 올해도 익어간다.


3주전부터 초등학교 3학년인 서현이, 1학년인 재현이가 같이 학교를 간다.

서현이는 월화수 3일, 재현이는 월화수목금 매일

월화수 3일은 남매가 둘이서 손잡고 학교에 간다.

학교가는 길


특히 누나 손을 잡고 학교 가는 재현이는 더더욱 신난다. 매일 먹는 학교밥이 맛있어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가고 싶단다. 그동안 보지 못한 짝수번호 친구들을 보는 것도 좋단다.

아이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서스럼없이 인사도 잘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아래층 예쁜 누나에게, 경비실의 할아버지에게, 학교앞에 항상 계시는 요투르트아주머니에게도 웃으며 먼저 인사하는 걸 보면 다 키운 듯 싶다. 되려 머슥하고 쑥쓰러워하는 건 나다.

아이들은 스스로 <행복의 문>을 열고 있었다. 아니 아이들은 이미 그 존재 자체로 애초부터 열려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어린아이인 줄만 알았는데 훌쩍 많이 자랐다.

마냥 간난아이인 줄 알았던 아이들이 자란다. 아이들의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그제와도 또 달랐다. 아이들의 오늘은 아이들처럼 커가고 있다.

이미 다 자란 아이, 어른들의 하루도 아이들처럼 자라고 있을까?



<행복의 문>은 김광석 3집 1992년 29살 아홉번째 곡으로 김광석이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序.자장가 (연주곡) 로 시작하여 8곡이 있고 結.자장가 (연주곡) 가 있으니 3집의 마지막 노래인 셈이다. 오늘 아침 출근길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 곡을 듣고 왔다.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모범답안처럼 보이는 이 노래가사는 뻔하고 딱딱하고 건조하다.

하지만 <김광석>이라는 악기를 입히면 달라진다. 그의 삶을 알고 그의 마음을 안 후에 다시 듣게 되면 또한 다르다. 이미 다 자란 아이의 하루도 더 자랄 수 있음을 안다.
닫혀있던 문은 스스로 열어야한다. 아이들처럼 말이다.


오늘하루가 시작되었다. 문을 열자!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오늘 또 하루는 스쳐 지나가고

어제의 다짐 모든 꿈들을

다시 또 새기며 애써 돌아보네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봤지만

오늘도 역시 그대로인 걸 모두가 내게서 시작된 일이지

익숙해진 무감각 속에 인정하면서 살아가지 세상은 늘 변해가는 것

우리 가슴을 열어야지

쳇바퀴 돌 듯 똑같은 날의 길어진 그림자 고갤 들질 않고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활은 돌이킬 수 없네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keyword
이전 09화그대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