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의 공연사고

나무

by 임세환

김광석의 <나무>는 한편의 OST를 보는 것 같습니다.

형의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하늘향해 활짝 팔벌린 나무 한그루와 쏟아지는 비

전날의 눈부신 햇살과 시원한 바람은 회상하는 장면으로 등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 어느 누구도 없이 홀로 외롭고 어쩌면 추워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람이라도 세차게 불면 크게 흔들리겠지만 바람의 이야기가 없는 걸 보면 그리 세지는 않아 보입니다.

형의 목소리는 외로워보일법한 상황을 역전시킵니다.

"외롭지 않아. 이런 시련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무섭지도 않아. 이 비가 그치면 크고 더 높게 자랄거야. 하늘끝까지말이야. 내 날개를 활짝 필거야. 걱정안해"


그런 심정으로 이야기합니다. 형의 당찬 목소리는 나무의 결기를 보여줍니다. 닿을 수 없는 하늘 끝까지지만 뻗어 나갈 것이고 더 넓은 그늘을 품을 것입니다. 이 비가 모두 그치면 한 뻠 더 자라있을 나무를 보게될 겁니다. 형도 노래를 듣는 이도 나무를 응원하게 됩니다. 내가 나무인양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면서 나무의 당당함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공연장에서 광석이형은 <눈부신 햇빛과 개인 하늘을 나는 잊었소>의 가사를 잊었는지 일부러 뺴먹었는지 "생략합니다." 어느 누구도 가사가 빠졌는지 모르는 분위기입니다

주말 아침 광석이형의 <나무>를 들었습니다. 어디서 본 것인지는 모르지만 생전에 형이 제일 좋아했던 노래라고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형이 좋아했을 만 합니다.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김광석의 모습도 좋지만 저는 <노래를찾는 사람들>의 김광석이 더 좋습니다. <나의노래>를 부르는, <꽃>을 부르는 김광석이 더 좋습니다. <부치지않은편지>를 부르는 형이 더 좋습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말입니다.


이 곡 역시 <당당함>을 노래해주어서 좋습니다.


나무는 글자 그대로 나무만을 의미하지는 않을겁니다. 나무는 광석이형이고 나무는 우리모두의 인생일 겁니다. 움추리거나 주눅들지 말고 더 단단히 자신을 가다듬고 한걸음 더 나아가자고 노래하는 듯 합니다.


오늘 1992년 공연장에서의 형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보았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가사가 빠져있어서 내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다가 김광식3집을 다시 들어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광석이형 3집 앨범속의 <나무>노래, 형은 공엱장에서 가사를 건너뛰었제요.

공연사고였네여. 건너뛰었네요. 아차싶을수도 있는데. 그런 당황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공연 영상만을 보면 공연사고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업습니다. 광석이형만 알고 있었을 겁니다. 노래의 한토막을 건너뛴 것을 말입니다.


1992년의 관객들도, 2020년의 유투브 시청자도 모르고 넘어갔고 넘어갈 것입니다. 광석이형의 당당한 목소리는 공연사고조차도 묻어버리네요^^


좋은 노래로 시작한 토요일이었습니다. 형처럼 설령 실수가 있었더라도 당담히 당당하게 앞으로 나간다면 실수도 묻어갈것입니다. 이미 일어난 실수를 줃어담지 못할 바에 지금의 가사를, 다음 소절에 집중하며 노래하렵니다. 더 당당하게 말입니다.


아! 이것도 광석이형의 계획일까요?ㅎㅎㅎ

알길이 없네요. 물어볼 수가 없어서.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를 보며

(눈부신 햇빛과 개인 하늘을 나는 잊었소)

누구 하나 나를 찾지도 기다리지도 않소


한결같은 망각속에

나는 움직이지

않아도 좋소

나는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좋소


시작도 끝도 없는 나의 침묵을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오


무서운 것이 내게는 없소

누구에게 감사받을 생각없이

나는 나에게 황홀을

느낄뿐이오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랄려고 하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펼려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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