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그루터기>
뜻도 모른채 노래를 불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뜻을 모른채 멜로디가 좋아서 노래를 흥얼거렸던 날들이었습니다. 아마도 아이처럼 노래를 좋아했는지도 모릅니다.
"찐이야~요즘 같이 가짜가 많은 세상에 믿을 사람 바로 당신 뿐
내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 않은 내 인생에 전부인 사람
끌리네 끌리네 자꾸 끌리네 쏠리네 쏠리네 자꾸 쏠리네
심장을 훔쳐간 사람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찐하게 사랑할 거야"
"재현아, 심장을 어떻게 훔쳐가"
"몰라"
"서현아, 찐하게 사랑한다는 게 뭐야."
"몰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찐찐찐찐 찐이냐 완전찐이야 찐하게 사랑~할거야"
요즘 아이들은 영탁의 노래, BTS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부릅니다. 한참 드라마 <스릭로운의사생활>을 본방사수했을때에는 드라마 OST를 기억하고 있다가 자기들끼리 따라불려요.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시청앞지하철역에서>,<LONELY NIGHT>. 90년대를 거슬러 올라간 노래들도 거뜬히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노래의 뜻은 모릅니다. 멜로디가 좋아서 기억하고 있어서 둘이 마주보고 몇번 불러보니 입에 익고 재미가 붙었습니다.
제게도 그런 노래가 있습니다. <그루터기>라는 곡입니다. 1991년 처음으로 듣게 되었는데요. 그떄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에서였습니다.
이사야 6:13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오히려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삼키운 바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And though a tenth remains in the land, it will again be laid waste. But as the terebinth and oak leave stumps when they are cut down, so the holy seed will be the stump(remnant) in the land.”
그루터기'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풀이나 나무 또는 곡식 따위를 베고 남은 밑동' 혹은 ‘밑바탕이나 기초가 될 수 있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 되어있습니다. 영어로는 'Remnant(렘넌트)'라고 하며, '나머지, 잔여, 생존(잔존)자'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나무가 다 잘려도 밑동과 뿌리만 남아있으면 어느 땅에 있든, 언제든지 다시 자랄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 ’Remnant’ 라는 단어에 대하여 미래를 위한 ‘후대’, 시대와 국가의 어두운 앞날을 책임지고 나아갈 ’남은 자’ ,’흩어진 자’ 라는 뜻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죄악과 우상숭배 때문에 멸망을 받게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과거 그들의 조상과 약속을 기억하고 언약의 사람들을 남겨두셨는데(사6:13) 바로 이들 몇몇 남은 자들을 통해 이스라엘이 회복되었고, 이것이 성경 중심부에 흐르는 Remnant 사상 입니다. 성경과 역사 속에는 시대마다 하나님의 언약의 전달자인 Remnant가 있었습니다.
원문: https://bit.ly/2Kc7IrA
고등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참 많이 듣고 불렀습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를요. 서현이와 재현이처럼 함께부르니 더더욱 좋았었네요. 그 속 뜻은 교회다니는 친구에게서, 선배들과의 대화와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뜻을 알게 되니 노래가 더 고맙고 소중해 더 기억에 담아두게 되네요. 종교활동을 하지 않지만 종교에서의 의미가 남다른 단어인 듯도 보입니다.
이 노래를 광석이형이 1993년 <다시부르기1집>에서 불러주었습니다. 대학1학년 다시 듣게되는 노래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와는 같은노래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아마도 여럿이 부르는 원곡과 달리 광석이 형 혼자 부르게 되니 형 특유의 감성과 전달력이 필요했는 지도 모릅니다. 저는 둘 다 의미있고 좋았습니다. 둘 다 좋으니 어느떄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를, 어느 떄는 형의 노래를 골라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광석이 형이 참여를 했다는 겁니다, 그럼 전 1984년의 노래에 광서이 형의 목소리가 함께 했다는 겁니다. 헉.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광석이형만의 목소리를 따로 찾아내기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재미나네요.
나이가 들어 다시 형의 노래를 들어봅니다. 그루터기의 이미지와 사전적, 비유적 의미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싶습니다. 잔잔한 형의 노래, 힘찬 노찾사의 노래가 좋습니다. 의미는 접어두고 그냥 들어보아도 좋습니다. 의미를 알게되면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어 헤어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행복한 금요일 아침입니다. 광석이형 노래 들으며 건강한 하루를 열어갑니다.
1
천년을 굵어온 아름 등걸에 한올로 엉켜엉킨 우리의 한이
고달픈 잠깨우고 사라져오면 그루터기 가슴엔 회한도 없다
2.
하늘을 향해 벌린 푸른 가지와 쇳소리로 엉켜붙은 우리의 피가
안타까운 열매를 붉게 익히면 푸르던 날 어느새 단풍 물든다
3.
대지를 꿰뚫은 깊은 뿌리와 내일을 드리고 선 바쁜 의지로
초롱불 밝히는 이밤 여기에 뜨거운 가슴마다 사랑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