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산타에요. 아이들은 나를 믿고 따른다고. 금년에는 선물이 20억개나 됐어요.크리스마스가 점점 힘에 부쳐요"
크리스마스이브에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잠자리에 드는 산타는 아내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힘들면 은퇴해요"
"은퇴해서...아버지랑 텔레비젼으로 스티브나 구경하라고? 그럼 내 존재는?"
"당신은 영원히 내 남편이에요. 그리고 아더의 아빠고."
"녀석이 걱정이야.뭐가 되려는지" "아직 짱짱해. 난 아직 10년은 더 일할 수 있소!"
1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산타는 하품을 하자마자 눈을 감습니다. 침대 옆 아내는 자는 산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고 방안의 불을 끕니다.
"잘자요. 말콤"
주말에 영화를 보면서도 이 장면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초반 전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최첨단 아니 초첨단 시스템을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산타와 그 아내와의 일상의 대화가 그것인데요.
산타는 이 초첨단시스템에 자신이 얼굴마담격인 현실을 분개해했습니다.
"그래도 난 아직 산타야. 아이들의 희망이야. 아이들은 나를 원한다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아내에게 이야기하죠.
70번째 크리스마스에서 돌아온 산타의 일장연설, 출처<유투브:리드무비>
아내는 그런 남편이 안쓰러웠을겁니다. 게다가 70번째 크리스마스의 선물배달공작을 마치자마자 "71번째 아이들을 위한 선물배달과 그 지휘"를 일장 연설하고 돌아왔었거든요. 이참에 자신에게 산타자리가 돌아올 줄 기대했던 첫째아들 스티브의 상실감은 더 큽니다. "너는 아직 산타가 될 수가 없어. 더 배워야해" (아, 스티브의 상실감...)
은퇴하면 자기 존재가 없어진다고, 은퇴하면 나는 뭐할 지 모르겠다는 산타, 일에만 몰두하는 남편은 피곤에 지쳐 잠에 빠집니다. 마지막한 아내의 말"잘자요 말콤".
산타는 말콤이었습니다.
산타는 말콤이 하는 일이었고 말콤은 말콤이었습니다. 말콤이 말콤이 아니라 산타로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보일려면 보일수록 말콤의 가치는 줄어들어보입니다.
아내는 지금이라도 산타의 일을 스티브에게 물려주고 또는 마음착한 둘째 아더에게 물려주고 늦지않게 말콤으로 돌아오길 바랬을겁니다.
아내는 좀처럼 말을 들어먹지 않는 외고집쟁이 남편에게 그 바람을 확실히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살아온 세월, 말콤의 고집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그래도 언젠가는 돌아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말해 주었을겁니다."잘자요 말콤"
이 장면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 장면은 만화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회 어른이들의 모습 그 자체이고 아마도 이건 나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아빠 지금 급하니까. 일단 끊어. 6시 넘어야가지. 빨리 갈게. 끊어. 일단 끊어. 알았지?"
"조금있다 아빠가 전화할꼐"라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회의때문에 그 말을 못했네요. 바쁘니 일단 끊으라고 타박만 했네요.
하루에 몇분이라도 감정평가사말고 온전한 "임세환"으로 살고 있는 지 돌아봅니다. 감정평가사 임세환말고 가온감정평가법인 기획이사 임세환말고 "온전한 나"가 잠시라도 있었는 지 돌아봅니다. 아내와 언제 살갑게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가물가물합니다.
영화는 참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오늘의 질문은 영화를 보며 느낀 찰나의 생각을 더 깊이 있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해당 넷플릭스의 영상을 다시한번 보게하고 생각하게 했네요. 어제, 오늘 하루를 돌아보게 했네요. 얼마라도 "온전한 나"로 "임세환"으로 살고 있었는 지 돌아보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일은 조금이라도 온전한 나로 살아보렵니다. 재현이의 전화를 살갑게 받아보고 아빠를 보고 싶은 아들의 마음도 헤아려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