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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환 Dec 22. 2020

착하다는 의미

<아더크리스마스>의 질문에 답하다.

그제 일요일 <아더크리스마스>를 아이들과 같이 보았습니다. 넷플릭스에 있네여^^ 이번 주가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눈이 먼저 갔습니다. 2011년도 영화이네여. 서현이가 크리스마스 다다음날에 태어났는데 서현이 태어난 해의 영화입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영화는 깔끔했습니다. 

와우! 하늘에서 산타틀로스와 요정군단이 하룻밤에 지구에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배달한다고 하는데요. 놀라운 컨트롤타워와 물류시스템, 특공대를 무색케하는 일사분란한 요정군단의 모습은 초반을 압도합니다.


요정군단과 컨트롤타워 <출처: 유부트 리드무비>


요정군단은 아이 하나하나마다 검색기를 돌려 착함지수와 악당지수를 체크하고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줍니다. 간혹 악당지수가 높은 아이들은 착한 요정들이 내년의 착함을 위해 선물을 주죠. 결국 지구의 어린이들 모두에게 선물을 주는 셈입니다. 요정군단들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선물을 배달하는 요정특공대의 활약은 신이 납니다. 아이들도 좋아하죠.(영화: 리드무비에서 https://bit.ly/3h9PzXU)


"우와...와"

요정특공대의 체크, 다행히도 이 어린이의 착함지수는 63% <출처: 유투브 리드무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오늘의 질문입니다.


어릴 때는 착하다는 평가가 참 좋았습니다. 선생님에게서 듣는 "착하다", 엄마한테서 듣는 "착하다"는 표현은 내가 무슨 일이든 잘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으니까요. 선생님이 준 과제, 엄마아버지가 준 일들을 곧잘 해냈으니 어른들의 칭찬이 따를 수밖에여. 어른들의 칭찬은 "착하다"였습니다.


무엇이 착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반대말은 나쁘다이니 나쁘다라는 평가보다는 착하다라는 표현과 웃음이 좋았으니까요.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말을 더 싶어했었습니다. 그러면 또 이야기 해주시죠. "정말 착하구나"라고요. 사회에 나와서도 선배들은 이야기 합니다. "자네는 참 착해"라고요.  


따져보면 착하다는 평가는 선생님이나 엄마아버지의 기대와 과제, 주어진 틀에서 성과를 내었을 내었을 때에 따라옵니다. 선배들의 일을 나누어 거들어 줄 때 따라오기도 했고요.  결국 기존의 질서내에서 공부나, 일을 했을 때에 따라오게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본인들의 교육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엄마아버지는 사회통념상 관례에 맞추어 성장하고 있으니 큰 무리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니 "착하다"라고 하셨겠죠. 선배들은 본인들의 짐을 나누어지겠다고 했으니 "착하다"라고 이야기 했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착하다라는 표현에는 기존질서에 대한 순응이 깔려 있습니다. 

혹여 문제제기라도 하면, 다른 길이 가능하니 다른 길을 가겠다고 하면, 선배들의 짐을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내 짐을 줘보겠다고 하면 "착하다"라는 표현을 했을까 싶습니다. 대신에 다른 말씀들을 하셨겠죠. 선생님 말도 안 듣는 나쁜 놈, 사회질서에 반하는 어리석은 녀석,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후배....


그렇다면 차라리 나쁜 것이 더 나아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말도 진실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삶은 사회가 정해놓은 절대적인 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준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자기밖에 모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성장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야 하니까 말입니다.  


여태까지 착하다는 평가를 받고 살아왔으니 이제 그런 평가는 안받아도 될 것 같습니다. 남의 평가와 말에 연연할 나이도 아니고요^^ 


저도 아이들에게 마냥 착하다라고만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너의 생각은 어떠니"라고 물어는 볼 요량입니다. 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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