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역에서 오금으로 출발하는 지하철은 5시36분에 어김없이 도착합니다. 첫지하철에서 앉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종로3가까지는 서서 가야합니다.
첫지하철은 고정자리들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이야기꽃이 활짝핍니다.
"어제 김장을 다시했어" "딸아이가 이번에 임신을 했데.나도 이제 할머니야"
옆자리에 나란히 둘이,셋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핍니다. 첫지하철의 손님 팔할은 종로근처 오피스빌딩에 청소일을 해주시는 어머님들입니다. 다들 매일 보는 얼굴들인지라 시골장터처럼 시끄러울때도 많습니다. 집에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시거든요. 그 요란스러움이 싫지않은 이유입니다.
감사한 일이죠. 새벽부터 애써주시는 어머님들의 바지런함에 자식벌 손자벌 되는 이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업무를 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