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은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잘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마치 사랑을 시작하는 것도 어렵지만 잘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이치와 같고, 노무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어렵지만, 합격한 이후 진짜 전문가가 되어 그 면모를 잘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이치와 유사하다고나 할까?
하여 외국계 은행 산업별 노동조합인 주한외국금융기관노동조합 사무국장으로서 조직, 회계, 교육, 법률대응, 집회•파업 지도 등 혼자서 1인 다역을 소화했던 경험과 개인 사무소 운영하면서 우리나라 최대 공기업 상급자 노조 설립 지원과 당시의 정부가 막았었다고 뒤늦게 알게 되었던 노동조합 설립을 행정심판을 통해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받아냈던 경험, 우리나라 최대 법률사무소를 상대로 지부장님과 혈맹관계처럼 대응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 판정을 받아냈던 경험, 그 외 부당노동행위 등의 사건들을 진행했던 경험, 복수노조 허용 이후 해당 분야 지방노동위원회 1호 사건을 했던 경험, 지방자치단체 2곳에 채용되어 단체교섭 업무를 맡아 진행했던 경험, 지금도 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한 자문 경험 등을 토대로 노동조합을 잘 유지하기 위한 팁을 7가지로 정리하여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노동조합의 가장 큰 힘은 누가 뭐래도 단결력이다.
- 노동조합 내부의 단결은 노동조합이 힘을 가지기 위한 절대적인 요소이다. 사용자 측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략이 노노갈등 유발 전략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해 노동조합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단결만이 살 길이다.
(2) 노동조합도 제대로 된 법률적 조언을 수시로 받아야 한다.
-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역사는 너무나 처절했고, 정말 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지금도 반노동적인 기업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분단국가에서의 노동조합은 ‘빨갱이’라는 오명까지 덧씌워졌기에 노동조합이 거칠지 않으면 안 되었고, 법률적 해석을 뒷전으로 미룰 수 있는 명분도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법률적인 소양도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떼를 쓰는 북한과 같은 조직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 부분 명심하자.
(3) 노동관계법률 교육과 인문학, 철학 교육을 수시로 진행함으로써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이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
- 모든 조직은 교육이 필수인데, 노동조합이야말로 교육을 수시로 받아야 한다. 알 건 알고 노동조합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가끔 잘못 알고 잘못된 주장을 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관계법률 교육은 기본적으로 받고, 그 외 인문학, 철학 강좌를 열어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도 당연히 받아야 한다.
물론 코로나19 시대인 만큼 온라인 교육 활성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좋은 강의를 선별하여 구입한 다음 일정기간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교육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이므로 배우자. 배우고 또 배우자.
(4) 살아 숨 쉬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 경직성을 탈피하고 유연해지자.
- 경직성은 노동조합 스스로 조직 해체의 위기를 만들어내는 지름길이다. 조직 운영상의 각종 행태가 고정되기 시작하면 그 조직은 필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세상의 모든 조직은 모든 개인과 함께 혁신해야 살 길이 열리는데, 혁신을 위해서는 경직성을 탈피하고 유연 해지는 길밖에 없다. 불변하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이 일체의 원리라고 본다면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이치가 ‘무상’인데, 이 무상성을 숙고하여 조직 운영 원리에도 대입시키자. 그러면 조금씩 길이 보일 것이다.
(5) 노조법상의 쟁의행위 외에도 다양한 투쟁의 방식을 고안하고 창조함으로써 일상적이고 발랄한 투쟁을 해보자.
-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법률로 구체화한 것이 노조법상의 쟁의행위인데, 정형화된 쟁의행위는 법률의 보호를 받으면서 필요시 진행하면 되지만, 그 외에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다양한 투쟁의 방식을 고안하고 창조해보자. 때론 일상의 발랄한 투쟁이 정형화된 투쟁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조직의 생리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자.
(6) 끊임없는 소통을 위해 SNS 등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되, 집행부의 정보전달의 수단으로만 사용하지 말고 조합원들의 욕구를 두루 반영하는 온라인 소모임을 활성화하자.
- 카톡이나 밴드는 노동조합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소통 창구일 텐데, 주로 집행부의 정보전달의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카톡이나 밴드가 살아 움직일 수 없으므로 그 내부에서 다양한 소모임을 구성하여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비대면 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소통의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이야말로 조직을 유지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본다. 이렇게 자꾸 해나가다 보면 현실의 노동조합일 뿐만 아니라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이치에 맞게 마음의 노동조합도 건설하게 될 것이다. 실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
(7)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힐링과 치유를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자.
-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보면 그 상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 조직 자체도 그렇지만, 결국 조직이란 그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든 작은 공동체이기 때문에 그 조직 구성원인 조합원들이 받는 고통은 너무나 크다.
이럴 때 노동조합 집행부 또는 소모임이 주축이 되어 지속적으로 힐링과 치유를 위한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명상을 제대로 배워 매일의 일상 속에서 명상을 해나가는 방법도 있고, 미술, 음악, 춤, 독서, 글쓰기, 요가 등 각종 운동 역시 힐링과 치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비대면 소모임 형식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각자 같은 시간에 접속하여 내용과 상황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집에서 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 내부에서 이런 활동들을 제대로 해나가게 되면 노동조합의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다. 소문이 나게 되면 노동조합 가입자도 더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조합은 풍부한 경험의 장으로 변모할 것이다.
노동조합을 잘 유지하기 위한 팁을 7가지로 정리해보았다. 이 외에도 톡톡 튀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을 것이다. 우리 조직이 어떻게 하면 단결하고 연대하여 노사관계에서 진정한 대등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재미있으면서도 효과적인 방법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정치가 생물이라지만, 노사관계도 생물일 수밖에 없고 모든 관계가 그러하다.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죽어가다가 결국 해체의 수순을 밟지 않도록 각 노동조합들은, 조합원들은 깨어있자.
깨어있는 시민의 연대의 힘이 보여준 우리 삶의 획기적인 변화를 촛불 혁명을 통해서 확인했던 것처럼, 깨어있는 조합원의 잘 조직된 힘을 통해 현장의 노사관계에서 확실한 조직 파워를 맛보자.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다울 수 있게. 노동조합이 노동의 진정한 희망이 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