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은 한 15년 정도 전쯤, 책으로 읽기 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먼저 보게 되었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울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짧은 단편 소설에 이토록 심오한 메시지가 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의 이익과 상관없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은 채 공동체의 선을 위해 그저 자신의 일을 할 뿐인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인간이 불굴의 정신과 실천으로 어떤 기적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오늘날 인간의 자연 파괴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목도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욱 소중한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이다.
묵묵히, 오로지 그저 할 뿐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일에도 마음 두지 않고 그저 자신의 할 일을 계속하는 사람, 그 일이 그 자신에게는 눈앞의 이익도 장기간의 이익도 아니고 불특정 다수인 모두를 위한 일이며, 더군다나 결과는 하늘에 맡긴 채 그저 성실하게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의 삶을 본다는 것은 이를 통해 내 삶을 반추하는 일이었다.
나도 주인공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처럼 살 수 있을까?
금방 고개가 저어진다. 정말 어려운 일인 것이다.
그런 삶은 진짜 깨달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살 수 없을 것이다.
깨달았다고 떠벌리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깨달은 사람 말이다.
노인은 내가 실제 본 사람들과 책이나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람들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캐릭터였다.
그런 삶을 산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적 같은 일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런 사람이 이 세상에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이 극악무도한 짓을 수없이 저지르는데도 이렇게 지구가 굴러가는 걸 보면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 같은 사람들이 지구 곳곳에 아주 많을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내 가까이에 이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싱긋 웃는다.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