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Town) MICE:
작고도 커다란 시작

공주 제민천 포럼을 반추하면서

이번 글은 2024년 12월 공주의 제민천에서 열린 "제민천 포럼: 타운 x 마이스"를 반추하면서 Global Mice Insight에 기고한 글입니다. 제민천의 마을경험 설계회사 퍼즐랩의 권오상대표님의 생각과 버물려놓은 글입니다.


이제 마이스(MICE)는 "생활의 영역"에서 고민해야하는 단계입니다.



마을자원의 총체를 결집시키는 결정체, 타운 마이스


국내 MICE산업은 오랫동안 수출무역 진흥, 혹은 외국 관광객 유입을 위한 매개 산업으로서 주목을 받아왔다. 그에 상응하는 거버넌스의 구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역시 경주해 왔다. MICE산업으로 인한 지역의 경제적 파급효과, 고용 창출, 목적지 경제적 수입 증가, 강력한 네트워크 촉진제 및 연관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앵커(Anchor) 비즈니스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며, 그 성과를 증명해 오고 있다. 이제는 방문객 경제로 인한 지역경제 부흥이라는 장점을 넘어서 지역에 레거시(유산)을 남기는 일도 해내고 있다. 이는 목적지(Destination)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질적·양적 성장을 견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slide-07.jpg 모든 종류의 레가시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해 있는 ‘지역소멸’과 ‘지역재생’이라는 과제는 MICE와 전혀 상관없을까? 무한 확장 가능한 MICE라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지역의 문제를 인식해내고, 해결해 낼 순 없을까?


2025년 현시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2년 기준 출생률 0.78명이라는 경이적인 수치와 함께, 메가시티 거주민이 국민의 50.3%에 달하는 특정 지역에 집중된 국가가 되고 있다. 2015년 지역소멸 고위험군에 속하는 지역이 33개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은 2023년 그 수가 102개로 늘어나 버렸다. 한국보다도 꽤 먼저 같은 고민을 시작했던 일본보다도 현저히 빠른 속도이며,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 중차대한 당면과제인 지역 소멸과 지역 재생이라는 키워드에서 MICE는 어떤 일을 해야 하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population extinction.jpg 뻘건색이 지역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아닌 곳이 별루...



현재 우리는 MICE를 단순히 무역과 관광의 플랫폼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MICE는 단순한 산업이나 관광의 영역이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생활 영역의 일부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아는 MICE를 풀어내 보면, ‘공통의 목적과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실제 상황에 적용해 본 결과를 다시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기본적인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지역 자원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모든 과정 역시 MICE가 기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가진 지역의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내재화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바운드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며, 지속적인 개선을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이 지역의 쇠퇴를 방지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면, MICE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gional regeneration.jpg regional regeneration


제민천 포럼, 그리고 Town MICE


2024년 12월 20일, 공주 원도심 제민천의 마을 경험 설계회사인 ㈜퍼즐랩(Puzzle lab)은 ‘Town X MICE-마을이 유니크베뉴가 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제민천 포럼을 개최했다. 커뮤니티 기반 관광(Community Based Tourism, 이하 CBT) 우수사례인 공주의 제민천이라는 특화된 지역 공간에서 관광·MICE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마을의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한 MICE산업의 융복합과 확장, 그리고 마을 전체가 MICE 공간과 기능이 되는 사례와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진행했다.


Town MICE는 마을의 공공 및 상업공간, 역사·문화 자원, 스토리텔링, 투어 및 체험 프로그램, 주민 커뮤니티 등 유·무형 자산을 폭넓게 연결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 마을 전체를 행사장(베뉴)으로 전환하는 개념이다. 또한, 마을 내 인력을 교육하고 배치하여 MICE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맞춤형 MICE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즉,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 마을 전체를 MICE로 기능할 수 있게 전환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부가가치의 인바운드 관광 상품의 개발을 논의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Town MICE는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과제 해결의 한 방안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024년 MICE 산업의 주요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참가자들의 높은 참여도와 상호작용을 끌어내고, 상황에 맞는 유연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마이크로 이벤트의 필요성, 전체 여정을 고려하여 독특하고 만족스런 경험을 오롯이 제공해야 하는 고객 경험의 중요성, 그리고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의 대규모 이벤트를 연계 이벤트로 분할해 지역에 마이스 행사의 레가시를 고루 분배하고, 참가자에게는 더욱 폭넓은 경험과 새로운 네트워크를 가져갈 수 있는 분산형 이벤트 모델이 마이스 산업의 트렌드로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DSC07075 (1).JPG 지역에 왜 마이스가 필요할까?


지속가능한 MICE 모델로서의 ‘Town MICE’


Town MICE의 근간이 되는 로컬 커뮤니티란 지역의 로컬리즘(지역주의)에 기반한 사회적 관계망이 장소(물리적 환경), 주체(지역주민, 지역상공인), 로컬리티(지역고유의 특성 및 정체성), 로컬가치(커뮤니티가 창출·공유하는 가치)를 통해 다양하게 구성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는 기존의 MICE 개최 지역이나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관광, 음식, 특화서비스, 소셜 비즈니스 등을 개발하고 연결하며, 마을을 "MICE 운영기구와 시스템"으로 정비한다면, 지속적인 행사 유치를 위한 마케팅까지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곧 Town MICE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며, 마을은 경제적 선순환구조와 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여 지속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기반시설을 개선하거나, 커뮤니티 내 서비스제공자들 간의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역주민과 행정인력이 MICE에 대한 이해를 갖추어야 하며, MICE 관련 주요 서비스 인력을 전문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 동시에 데스티네이션 마케팅을 위한 조직 구성과 행사 세일즈를 위한 가격 전략도 마련되어야 한다.


커뮤니티타운마이스.png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Town MICE는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MICE 모델이며 이를 통해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증가시키고 지역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레거시’를 구축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만약 지역 행정과 지역개발에 대한 사명감을 지닌 핵심 리더(Key Person Leadership)가 협력한다면, 지역 커뮤니티의 사회적 자본 형성 또한 가능할 것이다. MICE가 단순한 이벤트 산업을 넘어 문화·사회적 파급효과는 물론, 경제적 영향까지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면, 지역 재생 지원체계를 위한 실질적 지표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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