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 ≠ 그가 원하는 것

스페셜리스트 Specialist와 제널리스트 Generalist 사이

by 작가님



본인의 전문 분야가 있다는 것은 해가 갈수록 직장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된다. 한 가지 일을 10년 넘게 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고 그 분야에서 그만큼 몸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인정해준다. 퇴직을 하고 새로운 사업이나 직장을 찾을 때도 그전에 어떤 분야에서 얼마만큼 일했는지를 보며, 그것이 나의 명함이자 간판이 된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수많은 직장과 업무들이 있기 때문에 한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기회비용을 잃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회사 생활 초반에 팔방미인인 제너럴리스트가 여기저기에서 환영받는 것을 보면 내가 노선을 잘 못 찾았나 싶지만 그 진가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난다.





얼마 전 남편 회사에서 파견 근무자에 대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부진한 사업부로 지원을 나가는 것인데 간다고 하는 즉시 5,000만 원을 지급하고 3년 동안 일한 후 다시 원래 조직으로 희망하면 돌아올 수 있었다. 인센티브 또한 기존에 본인이 근무한 곳과 새로 발령받는 곳 중 높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소위 혹하는 조건이었다. 처음에는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남편은 '덫인 거 같다'라며 태도를 바꾸었다. 말이 좋아 파견이지 정리 해고 수순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 파견 근무의 녹록지 않음을 주변에서 들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 골품제도를 보면 말 그대로 유리천장이 존재하여 성골은 죽을 때까지 성골, 6두품은 아무리 잘나도 6두품으로 끝난다. 이러한 신분제도는 현재에서도 이어져 어느 대학 출신, 유학파, 공채 등등 성골, 진골 등이 나누어져 특정 집단을 유지하고 그 안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들을 배척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행위는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함이다.




다시 시작할 용기




모두 한 길로 가고 있는 데 옆 길로 샌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행위다. 나는 10년 동안 내가 몸담고 있던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가기 위해 3년 전 대학원에 진학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 새롭게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가왔다. 물론 내가 10년 동안 한 일을 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스페셜리스트가 이제 좀 된 거 같은데 다시 처음부터 그 과정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에 있던 부장이 내가 하던 업무를 하겠다고 자청을 한 사건이 있었다. 나는 그의 선택이 파격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원하는 것을 누군가는 원하지 않고,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지 않는구나. 이러한 경험이 크게 다가왔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길을 왜 그 사람은 그만하고 싶어 하는 걸까? 경험자만 아는 힘듬이 있는 것일까?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결론은 그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인생은 한 번이고 누구나 자신의 길을 걸어가게 된다. 똑같은 길이라도 다른 사람이 간 길과 내가 간 길은 같지 않다. 사람은 자기가 경험해야만 진짜로 알게 된다. 교차로에서 우리의 방향은 달라졌지만 그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두 개의 스페셜리스트로 남을지, 하나의 제너럴리스트로 남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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