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보다 나의 삶과 생활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에게 흔히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하나는 회사의 주인은 직원들이 아니라는 냉정한 현실과 다른 한 가지는 주인이 아니지만 주인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라는 뜻이다. 사실 살면서 모든 것을 소유하고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통은 자신의 능력 외에 누군가에 빌려서 혹은 부탁으로 주인이 된다. 회사의 경우에는 직장에 들어가서 명함에 회사 이름과 직함이 찍히면 회사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일정 부분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취업자들에게는 참으로 짜릿하여 입사 초기 애사심과 충성심을 가지고 회사에 다니게 된다.
직장에 적응하여 업무에 익숙해지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불편한 것들 불합리한 것들이 눈에 띄게 된다. 그래서 회사가 우리에게 처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한 그 메시지를 기억해 변화를 시도하게 되는데 거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정말 주인인 사람과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의 차이를 비로소 온전하게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전자는 회사의 결정권을 가진 사람으로 사장 및 영향력을 가지는 소수의 사람일 것이다. 그들은 본인이 생각한 바를 실행하게 하는 힘이 있다. 직원들의 반발이 있고 비상식적인 일도 주인의 말이라면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반대로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추진할 경우 단순한 의견에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의견을 내고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아니든 실현되는 경험이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내 아이디어가 반영되고 내가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주인이 아니지만 주인처럼 행동하게 한다. 예전 전래동화를 보면 놀부처럼 돈 많은 대감이 머슴에게 큰소리치고 종들은 쩔쩔매는 이야기가 있는 가 하면, 똑똑한 하인이 주인을 살리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인정받아 돈도 받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주인이 되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고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내 의견이 잘 반영되는지 아닌지를 보면 직장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결국 회사에서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럼 정말 직장인은 주인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아니, 직장인으로 주인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회사에 몇 시에 출근하고 어떤 루틴으로 생활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고 그걸 통해 내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가는 내가 정할 수 있다. 직장은 나에게 업무라는 재료를 주고 완성품인 요리를 기대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순서와 방식, 마음가짐으로 할지는 요리사인 나에게 달려있다. 요리는 손님이 가져갈 것이지만 그걸 하면서 나의 실력이 늘 것이고 내 요리 철학이 생길 것이고 나의 이름을 건 식당을 할 수도 내가 주인인 가게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회사의 주인처럼 굴 생각하지 말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