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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운 Jan 14. 2023

[아-하: 테이크 온 미]

테익- 미어어- - -

영원불멸의 팝과 아티스트를 위하여


《아-하: 테이크 온 미 (a-ha: the movie)》는 극장을 통해 2022년에 공개되었고, 2023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3인조 뉴웨이브 성향의 신스팝 밴드였던 a-ha의 공전의 히트 넘버 「take on me」(1985)가 일으킨 반향을 세심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무색한 면이 있다. 팝의 변방이었던 노르웨이의 입지를 스웨덴의 ABBA나 U2를 만든 아일랜드의 예시처럼 국제적 입지까지 올랐던 당시의 위상도 그렇거니와 당시 MTV의 출현으로 제작된 로토스코핑(Rotoscoping) 애니메이션 기법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준 반향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추억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더불어 배우 옥소리가 나왔던 화장품 광고 음악으로도 친숙한 넘버였다. 음료수 광고 영상의 표절 혐의와 노래의 사용에 대한 저작권법상의 시시비비는 시대의 얼룩일 듯하다.


https://youtu.be/djV11Xbc914 Take On Me (Official Video)

https://youtu.be/a32RQOFVh40 Take On Me 뮤직비디오의 모티브를 고스란히 도용한 조용필의 맥콜(일화) 광고 영상 (1988년)


3인조 밴드 a-ha는 그들의 역사 동안 탈퇴와 해체 및 재결합이 있을지언정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 적은 없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아-하: 테이크 온 미》를 연출한 Aslaug Holm과 Thomas Robsahm은 노르웨이는 물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 연출과 제작자로 활동하던 이들이다. 이들은 본작을 통해 「take on me」 뮤직비디오 속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접합하는 로토스코핑 기법의 연출을 단락마다 넣어서 a-ha의 대표곡이 일으킨 반향과 아우라를 도드라지게 강조한다. 사실 음악인 다큐로서 독창적이고 논쟁적인 이슈를 부각하는 작품은 아니다. 영미권 시장을 목표로 불꽃같은 성공을 이룬 밴드가 결합과 와해를 오가며, 그들 자신의 목표치였던 BEATLES나 QUEEN의 영역에 닿으려다 주먹을 움켜쥐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이어지는 음악의 라인업은 역시나 좋은 작품이다. 「take on me」를 놓고 새삼 감상하면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음색과 팔세토를 내세우기도 하고 때론 저음의 마초적 캐릭터를 내세웠던 보컬의 모르텐 하르케(모튼 하켓Morten Harket), 기타 리프와 드럼 프로그래밍의 타격감을 들려주는 페울 보크토르사보위(폴 왁타 Paul Waaktaar-Savoy), 얼음장처럼 시린 신시사이저의 멜로디를 유려하게 전달하는 망네 푸루홀멘(마그네 프루홀 Magne Furuholmen)의 기량과 배합이 만든 최상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Hunting High and Low」, 「The Sun Always Shines On TV」, 「Crying in the Rain」, 「Stay On These Roads」등의 여러 곡은 지금 들어도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목록이다. Uriah Heep, Joy division, Human league 등의 앞 세대 음악들을 언급하며 성장한 밴드가 coldplay, weekend 등의 이어진 세대의 음악들에 영감을 줬다는 대목엔 나름의 뭉클함이 있다. 당대엔 그저 고운 인상을 내세운 아이돌로 치부되었던 그들이기에 더더욱.


https://youtu.be/cOhiDxuOEuI 폴과 마그네가 활동했던 밴드 the bridges의 「The Juicyfruit Song」- 들어보면 알겠지만, 훗날 「take on me」을 낳는 원형으로 언급이 된다.

https://youtu.be/4NRXx6U8ABQ WEEKEND의 「Blinding Lights」- 여러 면에서 「take on me」으로 연상시킨다는 언급을 자주 듣는 넘버


다큐의 중반부엔 2010년대 MTV 언플러그드 라이브를 준비하다 소통의 어려움과 음악인으로의 욕구불만을 표출하는 대목이 나온다. 작곡의 기여도와 비중 등으로 인해 서로 간의 충돌을 토로하는 대목도 나오고, 실상 우리들이 rolling stones, foo fighters 같은 밴드 다큐들에서 장르 법칙처럼 자주 봐오던 광경이다. 이들이 자신들이 꿈꾸던 미국 시장으로의 정상 탈환은 다시 현실화될지는 모를 일이다. 영원불멸의 팝을 실현했던 이들이었기에 여전히 품고 있을 야망 같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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