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보니 브래드 피트와 토미 리 존스는 부자 관계로 제법 닮았더군요.
제임스 그레이의 [애드 아스트라]는 주연이기도 한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의 작품이다. 배급사 A24처럼 역량 있는 할리우드 산 아트 무비의 메카 역할을 자처한 곳이라 역시 예상대로 우주를 다룬 스케일을 생각하면 현란하고 휘황찬란한 쪽은 아니다. 물론 월면 차량을 통한 카체이싱이나 폭파 액션 등의 요소가 있긴 하나 작품의 본래 화법이 우주의 위기나 경천동지 할 스케일에 관심을 두진 않았다. 되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인류로서의 우리만 존재하는 것이 맞냐라는 문제에 대해 유무의 해답을 찾아 나선 남자의 인생과 고독에 대한 일종의 스페이스 로드 무비로 보일 정도다.
여기에 부자 관계에 대한 토로가 얹어지니 브래드 피트의 [트리 오브 라이프](테렌스 멜릭 연출)에 버금가는 사색적이고 근원적인 분위기가 서려있다. 자신과 아버지와의 관계, 고독을 자처한 이로서 연인과의 관계를 방관하던 자신의 문제 등의 사변적인 토로가 작품을 수놓거니와, 한편으론 개인에게 책무감을 얹는 시스템, 젠더 차별을 방관하는 시스템, 셩명 윤리를 등한시하는 시스템 등의 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이 차분한 어투와 종결에 이뤄지는 어떤 해후는 분명 감흥을 주기는 하다.
다만 제법 부수적인 의문이 하나 있었는데, 왜 리브 타일러는 이렇게 - [아마게돈](마이클 베이 연출)에 이어 - 우주를 향해 웅비하는 비전을 품고 떠난 남자를 기다리는 역할에만 한정 지어 캐스팅한 것일까 하는 잡상이 자연히 둥실거렸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