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코코가 잠들지 못해 10시쯤 거실로 데리고 나왔다.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코코와 놀아주고 있는데 갑자기 10걸음 이상 아장아장 걸어서 아내에게 안겼다.
!!!!!
놀라웠다. 얼마 전부터 네다섯 걸음 정도 내딛기는 했지만 그건 걷는다기 보다 우리에게 쓰러질 듯 안기기 전에 간신히 몸을 가누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방금 본 코코의 모습은 정말로 두 발로 걷는, 직립보행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감격스러웠다.
태어나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땐 이 아이가 언제 크려나 싶었는데 어느새 두 발로 걷고 있다. 감동에 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아내가 말했다.
"요즘 코코가 정말로 예뻐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나중에도 코코를 사랑하겠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은 얼마 안 가잖아."
맞는 말이다. 요즘 코코를 볼 때마다 귀여워라는 말을 달고 산다. 웃어도, 먹어도, 기어도 그리고 울어도 귀엽다. 자식을 사랑하는 감정은 평생 동안 가지고 가겠지만 귀엽다는 감정은 때가 있는 것 같다. 한창 사춘기가 온 코코를 보고 귀여운 느낌이 들까. 쉽지 않을 것 같다.
다행인 건 핸드폰 앨범에 코코의 사진과 동영상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언제든 꺼내볼 수 있고, 추억에 잠길 수 있어 기쁘다. 예전 동영상을 보면 그때도 예쁘긴 했지만 지금은 더 예뻐졌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예뻐지니 내년 코코를 보면 지금보다 더 예쁘려나 싶다.
이제 돌도 지났으니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을 좀 정리해야겠다. 핸드폰이 고장 나거나 분실되면 내 보물이 날아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