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생각한 가족계획은 두 명의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큰 고민은 없었다. '아내와 결혼할 것이고 딩크로 살진 않을 테니 자식을 낳으면 두 명 정도가 좋지 않을까.' 정도의 느낌이었다. 다만 내가 부모가 되면 막연하게 더 행복해질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행복해지니까. 내가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조금 잘못 생각했었다. 자식을 낳으면 내가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나를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었다. 무조건적인 사랑 하면 보통 부모의 사랑이 떠오르지만 아이의 부모에 대한 사랑도 그에 못지않았다.
나를 쳐다보며 짓는 미소는 사랑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표정이었다. 총총총 달려와 얼굴을 내 어깨에 부비적거리면 정말 사랑스럽다. 콧물 범벅에 침 냄새도 나지만 볼에 뽀뽀세례를 퍼부을 수밖에 없다.
잠깐 분리수거를 하러 가려하면 현관이 떠나가라 운다. 집에 엄마가 있어도 아빠를 찾으며 울부짖는다. 길어야 5분도 안 걸리는데. 얼른 분리수거를 마치고 들어가면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웃어준다. 번쩍 들어 안아 올리면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하다. 사랑하고 사랑받아서 그런 걸까. 하루하루가 다채로운 느낌이다. 힘들긴 해도 말이다.
요즘 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있다. 나는 이게 우리 세대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으로 자식이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가 우리의 현주소이다. 삶의 절대적 수준은 높아졌지만 상대적 수준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열심히 저축해도 더 나은 집을 장만할 희망이 없다. 그러니 비혼, 딩크가 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동물들도 희망이 없는 환경에선 새끼를 낳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운이 따라줘서 이렇게 가족계획을 꾸려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 나는 자식인 코코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사회에 사랑이 적어지고 있다. 사랑이 적어질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팍팍해질 것이다. 다들 최선은 다 할 테지만 말이다.
가끔은 우리 코코가 살아갈 사회가 걱정이 된다. 20년 후의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땜질 식 정책으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급격한 이민정책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인구 부족으로 역동성이 없는 사회가 되지는 않을까. 사람은 영원을 꿈꾸며 살아야 하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영원을 사는 방법인 출산, 출산이 없는 사회는 끝이 정해진 게 아닐까. 불안한 생각이 든다.